거림에서 세석까지 걷다

2015. 7. 21. 11:45여 행

 7월 셋째주 지리산소식 전합니다.

 

거림에서부터 걸어서 세석대피소에서 하룻밤 자고 어디로 내려올지는 늘 미지수.

 

백무동으로 내려오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술기운에 천왕봉을 가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다음날 아침 우리는 세석대피소에서 아침을 맞았다.

덕분에 거림으로 다시 돌아온다.

 

 

한달전에 세석대피소 예약 완료.

금요일날 친구 '스머프'가 토요일날 쉬게 되었다는 소식에 급 세석대피소 예약했어요.

태풍때문인지 금요일 오전에 세석대피소 몇자리 비어 있어서 다행히 예약성공.

사실, 친구 '스머프'는 날더러 미쳤다고 난리를 쳤다는.

머가 어때요? 지리산은 내일 당장 가도 좋고, 한달전부터 설레임을 가지면 더 좋은거 아니겠어요.

 

 

거림에서 세석대피소까지 6km

쉬엄쉬엄 걷자고 말하고 싶지만 조금씩, 조금씩 오르막이 있어요.

3km 가량 걷고 나서 내 얼굴은 흙빛으로 변했다는 친구의 말이 기억나네요^^

저는 찬찬히 3시간 30분정도 걸려서 오를거에요.

지극히 개인적인 시간이므로 저보다 무조건 시간단축 가능함을 알려드립니다.

 

거림에서 세석까지는 그늘이 많아 모자,선글라스,팔토시가 꼭 필요하진 않지만 준비하시면 좋아요.

 

 

 

 

 

 

 

 

세석대피소에서 바라본 풍경

 

 

 

 

 

 

 

6월달에 왔을때 공사중이었는데 오 ~ 예쁘게 변했네요.

왼쪽에 보이는 화장실이 마지막화장실이에요.

6km 올라야 세석대피소 화장실 사용할수 있어요.

많이 예민하신 분들은 사용하기 힘들수도 있어요.

 

 

 

 

 

 

 

거림에서 2.5km지점에서 만난 산수국

친구 "블다"는 이제 수국,산수국같은 꽃을 알아보네요.

역시 가르친 보람이 있어요 ^^

 

 

 

오르막이 시작되는 2.8km 부근쯤에서

뒤에 오던 친구 "블다"를 먼저 보내고

찬찬히 올라갑니다.

내 얼굴이 흙빛이라고 했는데 저 괜찮을까요?

 

이제부터 계속 오르막인디.....

 

 

 

 

 

 

 

1400고지를 코앞에두고 만난 계곡.

요기도 그럼 거림계곡인가요?

 

비가 온후라 그런지 물소리가 우와 ~ 멋쩌부러 ~

 

 

 

 

 

 

 

1400고지 못가서 계곡을 핑계대며 잠시 쉬어가요.

다리를 지나고 나무길을 지나면 철쭉터널이 나와요.

 

 

 

 

 

 

 

저기 끝이 보이시나요?

광명의빛처럼 먼가 밝은것이... 저곳이 혹시 1400고지 ~~~

 

 

 

 

 

 

 

친구 "블다"가 오르려고 했던 상계사까지의 키로수가 안나와 있네요.

17km정도 되는거 같던데. 먼모르고 산행 같이 했다면 쓰러졌을거에요.

"블다"는 청학동에서 오르려던 것도 키로수가 길다고 만류했답니다.

아직은 내가 못미더운게야 ^^

 

 

 

 

 

 

 

1400고지 부근부터 으스스하게 구름이 감싸더니 세석대피소는 구름에 갇혔어요.

물병도 채우고 세수도하고 친구 "블다와 스머프"를 찾으러 대피소로 올라가요.

 

 

 

자리배정받고 담요 빌리고

이제부터 세석 디너파티 ~~~~~

 

 

오늘은 세명이라서 메뉴가 한두가지 더 있어요.

딱히 특별한건 없어도 일단 술은 넉넉합니다 ^^

 

 

 

 

오늘도 나의 백마후라이팬은 오겹살로 몸을 지집니다.

후라이팬이라 기름배출구가 없지만 우리에겐 키친타월이 있잖아요.

혼자 다닐때 후라이팬으로 냄비로 하나만 다용도로 최고에요.

 

 

 

 

 

 

 

여름미나리는 줄기가 억센감이 있어서 깻잎과 상추만 준비했더니

친구 "블다"가 미나리를 준비해왔어요.

억센 줄기는 자기가 다 먹겠다네요 ^^

미나리에 오겹살 싸서 앙 ~~

 

 

 

 

 

 

 

버섯 같이 구워서 상추에다가 오겹살 올리고 "블다 엄니"표 쌈장 올리면

캬 ~~~~ 님들 식사는 하셨나요?

 

 

 

 

 

 

 

육개장 만들기 : 물을 끓인다

육개장 블럭을 넣는다, 고추기름도 팍팍 넣는다.

불린 당면을 넣고, 계란을 푼다.

 

 

 

 

 

 

 

오겹살 먹는동안 당면이 육개장에 심하게 잠수중이네요.

국물이 없어지고 있어요......

무언가를 더 넣지 않은 요상태가 최고 !!!!

요 레시피는 케이블채널 어딘가에서 캠퍼님이 하는것을 보았어요.

한번 해보세요. 완전 맛있어요.

 

 

 

 

 

 

 

아무도 술을 준비 안한줄 알고 각자 사고 또사고 하는 바람에

^^ 우리는 늦도록 참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육개장 먹고, 만두국 끓이고, 비엔나 볶고

스팸을 또 굽고 ... 아름다운 밤이에요.

 

 

 

 

 

 

 

크레모아 덕분에 다른 아재들이 많이들 구경을 오셨다.

너무 밝으면 타인에게 피해를 줄까바 불빛을 줄이고 또 줄이고

하지만 우린 별을 보기 위해 크레모아를 여러번 줄였다 밝혔다를 반복했다.

별이 빛나는 이곳은 세석대피소입니다.

 

 

 

 

 

 

 

별이 뜨고 구름이 휘몰아치는 밤이 지나니 세석 맑음.

 

 

 

 

 

 

아침 먹고 정리할때쯤 구름이 다시 휘몰라치네요.

어추어추 해가 떴지만 추워요.

친구 "스머프"는 천왕봉에 못간게 아쉬운거 같아요.

이럴줄 알았으면 천왕봉으로 일찍 보내는것인디...

헤드랜턴이 없어서 망설여졌나바요.

내꺼 줄긴데...

 

조만간 종주한다고 하니 화이팅 !!!!!

나더러 술 같은 보급식량 가지고 대피소로 오라고 했을때 짜증났지만

우리 또 이런거 좋아라 한다는. 술 사가지고 대피소에서 밥해놓고 또 기다린데이 ^^

 

 

 

 

 

 

 

민들레처럼 후 ~ 불어도 잘 날아가지 않고

조그만한꽃송이들은 옹기종기 여름을 맞는다.

우리네 여름날의 기억도 옅어져 가겠지만 함께여서 참 좋은 시간이다.

 

 

 

 

 

 

 

세석대피소로 올라갈때도 본 꽃인데 이상하데이.

건드리면 웬지 다 부서질거 같아서 거림계곡의 물소리에 맞춰 사진 한장 남긴다.

친구들은 벌써 내려갔고, 찬찬히 걷다보니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 마저도 정겹다.

 

 

 

 

 

 

 

1400고지의 물은 거림계곡으로 내려 앉고

구름은 다시금 거림을 끌어 안는다.

물이 흐르고 구름이 휘감아치는 이런 풍경속에 있다니.

거림계곡의 한공간속에 우리는 있지만 때론 우린 각자이고.

느림보 나에게 주는 거림의 선물은 너무도 크다.

 

 

 

 

 

 

 

철계단을 내려왔더니 요쯤에선 쉬어줘야 한다.

이름모를 폭포 핑계삼아 쉬어간다.

참 좋은 풍경인데 애기나무들이 있어 조망이 확 트윈풍경은 아니다.

말 그대로 자연이다.

 

 

 

 

 

 

 

단풍나무터널, 너덜지대, 조릿대 대충 이런 풍경이라면 다 내려온 것이다.

오르막 바위를 오르면 커다란 소나무가 나타나고

슝 ~ 하고는 여름바람이 불어댄다.

그 아래가 바로 거림입구이다.

 

계곡과 소나무아래를 번갈아가며 친구들은 쉬어가는 재미에 맛들렸다.

한참쉬다가 내가 가면 바로 출발하는 요런 재미없는 풍경만 빼면 말이다.

같이 쉬어가자는 말이었다는 비겁한 변경은 집어치워 ^^

 

 

 

 

 

거림주차장은 엉망진창이에요.

주차를 하기도 차를 빼기도 어렵습니다.

운전조심하세요!!!!!

 

 

 

 

 

 

 

거림에서 중산리계곡으로 왔어요.

국립공원에서 흐르는 같은 계곡자락이지만 요기는 국립공원 거시기가 아니라서

물놀이 가능해요.

물이 겁나 차가우니 조심 조심 !!!!!!!

 

 

 

 

 

 

 

중산리 아래쪽주차장에서 다리건넌후

길은 안보이지만 대충 길 만들어서 내려갈때도 조심 !

 

 

 

 

 

 

 

이날 친구들 엄청 신났다.

나는 발담그고 낮잠타임 !!!

손수건 덮고 잤지만 햇빛 너무 뜨겁다.

 

^^ 중산리 아래쪽 주차장 화장실은 문이 잠겼다.

친구들은 돗자리를 문삼아 노상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나는 물이 들어 갔더라면 후 ~ 대략낭패.

 

 

 

 

 

 

 

지리산 중산리코스로 오르내리자면 남사예담촌을 늘 지나게 된다.

대중교통편으로 움직이다보니 방문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전격 방문 결정 !!!!!

날씨가 많이 더우니 짜증 주의 !!

 

 

 

 

 

 

 

남사예담촌 나무는 살짝 앉아서 찍으면 더 잘 나와요.

감나무가 많은 남사예담촌

주말이라 그런지 아가들은 회화나무 꽃으로 염색처헴중이었어요.

 

 

 

 

 

 

 

남사예담촌 돌담길

담양 창평의 슬로시티 거기랑 비슷하쥬?

 

돌담길 안으로는 잘 보존된 곳도 있지만, 현대식건물도 많이 들어서 있었어요.

여름에는 날씨가 많이 더우니 모자를 준비하시고 많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세요.

짜증주의보 주의 !!!!!!!

 

 

 

 

 

 

 

 

 

 

 

 

쌍계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던 친구 "블다"와 진주에서의 만남.

해운대에서 아침에 날아온 친구 '스머프'

세석에서 미나리 삼겹살 파티

크레모아 구경온 흥많은 마산아재들

별이 쏟아지진 않아도 정말 별이 많은 세석대피소

코골이를 피해 로비로 나와보지만 로비도 코골이세상. 나도 코골이중.

산행의 맛을 더 살려주는 중산리계곡의 물놀이

무른듯 뼈가 억센듯하지만 맛나는 하산주와 전어회

 

아주 오랜만의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고 비난하고 헐뜯으며 늦은밤까지 잔을 부딪혓다.

친구들 사랑한데이 ~ 다음에도 함께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