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기간 무학산 백패킹

2015. 6. 29. 17:28여 행

6월 마지막주 무학산 소식 전해드려요.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했다.

세찬 비가 내리고 주말이 다가오자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은 요동쳤다.

세찬 비가 내리는 밤은 무언가를 결정하기에 딱 좋은 날씨이다.

금요일 퇴근후에 무학산에 가기로 한다.

 

 

 

목요일 밤까지 비가 많이 왔지만 금요일 아침부터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유후 ~ 마침 롯데마트에서 할인행사하는 삼겹살을 사둔 덕분에 시장 가지 않고도 뚝딱 배낭을 꾸렸다.

골뱅이무침을 먹고싶어 캔에든 골뱅이를 샀는데, 금요일 퇴근하고 산에 바로 오는 바람에 손질하지 못하고 캔을 통째로 들고왔다.

골뱅이 캔, 캔맥주 큰거, 블루베리 술 두병, 무학산 중간약수터에서 1리터 물 보충

 

 

 

그랬다..... 웬지 걸음이 느렸다....

비가 와서 조심해서 무학산을 오른게 아니라 물 무게로 더디 오른것이리라.

하지만 기분이 너무 좋아서인지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산을 오르며 걸린 시간은 영 꽝이었다.

나보다 30분이상 늦게 출발한 '밥 잘하는 블다'는 걱정바위를 지나 365계단 아래에서 나보다 더 빨리 올라왔다.

하지만 어떠랴.... 금요일 저녁 8시 나는 무학산 서마지기에 있다.

 

 

오늘도 나는 바람부는 서마지기에  MSR을 펄럭거리며 잠자리를 만든다.

이마트에서 작년에 구입한 9,900원짜리 침낭 들고 갔는데 안춥고 푹 잤어요.

 

 

 

 

서원곡주차장 -> 서마지기 1박 -> 원점회귀

정상부근에서 잘까 생각도 했지만 365개의 계단을 두번 오를수는 없는일.

서마지기로 향하는 가장 짧은 코스로 늘 가던대로 ^^ 택했다.

 

 

 

 

 

 

장마기간 무학산 정상

 

 

 

 

 

 

서원곡주차장 지나 무학산 초입

올 봄에 설치된 나무계단.

 

 

 

 

 

 

서원곡주차장에서 서마지기까지 1.6km

 

 

 

 

 

 

무학산 오르는 군데군데 산수국이 피어 난다..

좁쌀처럼 작은 꽃봉오리는 꽃이 피면 토마토처럼 커진다.

꽃이 한꺼번에 다 피면 서로 햇빛을 받으려 자리경쟁이 치열하더라.

산수국이 피어나는 무학산입니다.

 

 

 

 

 

 

무학산 중간약수터(걱정바위 아래)

어제 비가 왔지만 물줄기가 약해요.

 

 

 

 

 

 

무학산 걱정바위

내 느낌에는 끝도 없는 오르막을 올라 만난 걱정바위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물 마시면서 야구점수 확인하고

저물어가는 마산 앞바다에 취해봅니다.

 

 

 

 

 

 

무학산 걱정바위에서 바라본 마산바다

 

 

 

 

 

 걱정바위를 지나 서마지기 아래 365계단을 못갔는데

'밥 잘하는 블다'가 나를 지나쳐 갔다.

블다는 나보다 30분이상 늦게 출발했다.

암튼 ^^

바람부는 서마지기에 텐트를 치고 저녁을 준비한다.

오늘도 세찬바람에 밖에서 먹지 못하고 텐트안으로 피신.

 

두부를 넣어 김치찌개를 끓이고, 롯데마트에서 구입한 삼겹살을 굽는다.

오 ~ 롯데마트 삼겹살 두께감 맘에 들어요. 살짝 얇은것이 산에서 구워먹기에는 제격이에요.

사랑해요 롯데마트 ~~

 

그나저나 이번에 끓인 김치찌개는 완전 실패.

원래 우리집 김치는 아무것도 필요없이 김치만 넣어도 맛있다고 난리인 블다인데

소금을 넣고, 라면스프를 넣고..... 맛이 없었어요... 김치냉장고가 고장났나바요.....

 

 

 

 

 

 

두부 넣은 김치째개 + 삼겹살 + 깻잎.오이 장아찌

 

 

 

 

 

 

향긋한 미나리 + 깻잎장아찌 + 오이지 + 삼겹살

오늘도 백마 후라이팬은 삼겹살로 몸을 지지고 있다.

 

 

 

 

 

 

서마지기에서 MSR

오늘은 간원재만큼은 아니지만 저녁내내 바람이 씽씽 분다.

무학산 바람에 오늘도 MSR 실컷 바람 맞고 간다.

 

 

 

 

눈을 뜨니 아침 5시가 조금 넘었다.

인기척이 없는걸로 보아 '밥 잘하는 블다'는 아직 자는거 같다.

텐트를 열어 하늘을 보니 우와 ~~~~~~~~~

역시 산은 장마기간 ^^

 

 

 

 

 

 

 

서마지기에서 바라본 마산 아침풍경

 

 

 

 

 

 

하늘에 너무 취해 '밥 잘하는 블다'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무학산 정상으로 산책을 나선다.

 

 

 

 

 

 

서마지기에서 무학산정상까지 200m

우습게 보면 아니됩니다. 계단 365개를 올라야 정상이랍니다.

계단 한개도 안올랐는데 벌써 무릎이 아파오는거 같아요 ^^

가지 말까요?? ^^

 

 

 

 

 

  

무학산 정상에서 서마지기를 바라보며.

 

 

 

 

 

 

요기서 무학산 백패킹 에피소드 하나.

정상에는 사진을 찍는분이 한분 계셨다.

혼자서 뛰어다니며 셀카모드중이셨는데 누가바도 모델이 필요해보였다.

이 좋은 풍경에 사람이 없다는 그것도 재미없을터.

마침 등산복 차림의 아재가 올라왔다.

두분이서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려는 찰나 사진아재가 등산아재에게 말을 걸었다.

사진을 찍어 주겠노라고.

그 후로 등산아재는 오래도록 많은 포즈를 취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무학산 정상

왼쪽은 학봉방향 / 오른쪽은 정상석

 

파노라마는 역시 어렵다.

정상석 옆에 태극기대가 잘렸다.....

 

 

 

 

 

 

무학산 365계단에서 바라본 중리방향

 

 

 

 

 

 

무학산 서마지기

까마귀가 엄청 울어대는 서마지깁니다.

 

 

 

 

 

 

아침 7시쯤되자 구름이 조금씩 몰려오더니

시간이 지나자 서마지기는 구름에 휩싸였네요.

아침 먹고 도시로 내려갑니다.

 

 

바람 부는 핑계로 텐트에서 삼겹살 너무 많이 구웠을까요?

텐트에서 괘기냄새 나는거 같아요 ^^

 

 

 

 

 

비가 오지 않는다면 장마기간이 산타기에 참 좋아요.

쨍한 햇빛보다야 구름 많은 이런 날씨도 좋잖아요.

이번주엔 야무지게 많이 걸어야 되는데 함께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