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아 부탁해

2010. 6. 20. 23:11먹거리


5월말에서 6월 중순쯤이면 어머니들은 분주해진다
여름을 위해, 한해, 이듬해를 위해 준비하는 한가지는
매실주, 매실액기스를 만들기 위함이다

시장을 이용하거나, 체험행사를 통해 매실을 직접 따보고 구입하는 것도 좋다
수해전 아비가 심은 매실나무는 이제 한창 자라, 그늘을 만들만큼 어른나무로 자라났다
오늘의 할일은 매실을 따고, 씻어서 설탕에다가 푹 ~ 재워 두어야 한다





흐렸지만 따가운 햇살을 머금어, 모자를 쓴 머리는 땀에 뒤범벅이 된지 오래다
올해 자라난 작은 가지들 때문에 손을 이리저리 옮겨 보지만, 쉽게 자리를 내어줄리 없다
햇살과 바람을 머금어, 탱실탱실해진 매실을 따기가 아까워 한참 쳐다보고 있노라니
하얀 매화꽃이 피던 봄날으로 되돌아간듯, 계절의 변화 앞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작은 새가지에도 매실이 주렁주얼 열렸다
빗물이 내려앉은듯,
동글동글한 매실은 바람소리에 귀를 열어 나뭇잎이 대답한다
여름아 부탁해 ....





손이 닿지 않는 것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매실을 떨어뜨린다
알차게 익은 매실은 후두둑하고는 떨어진다
같이 간 아우는 한일 없이 휴식을 취하는데는 일등이다
매실이 열리는 만큼, 감나무에 감이 열리고, 논에 벼가 자라는 만큼 
내 어미의 허리도 한뻠 굽어진다





매실에 붙어 있는, 나뭇잎이나 꼭지를 따고 깨끗이 씻는다
매실 겉 표면에 포실포실한 털이 씻겨져 나가야 한다고 한다
복숭아처럼 크지는 않지만, 매실 표면에도 털이 있어 
긴옷과 장갑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몸이 간지러울수 있다

깨끗이 씻은 매실은 물기를 뺀다
 




빈 장독을 하나 준비하고, 설탕 15키로(2만원)를 준비하고,
매실과 섵탕을 1:1로 넣는다
매실 한층, 설탕 한층, 매실 한층, 설탕 한층으로 반복한다

한여름이 되기전 맛있는 매실 액기스를 먹을수 있다
반나절 내내 매실을 따고, 씻고한 보람이 있었다
올해는 아무도 주지 않고 나혼자 다 먹으리라 심하게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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