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정상엔 파란 하늘도 있지만 칼바람도 있다.

2019. 2. 16. 23:23여 행

2월 9일 눈 내리던날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 오른 풍경입니다.

 

새벽부터 비 또는 눈이 온다고 했다.

 

콜택시를 불러 깜깜한 새벽에 숙소를 나선는데,

5.16도로 입구에서 체인이 없다며 갈수 없다고 한다.

버스는 갈수 있을거란 말에, 함박눈 내리는 길을 되돌아와 제주시청에서 성판악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어슴푸레 아주 조금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시내엔 눈도 없고 찬바람만 불어댄다.

 

5.16도로 초입에서 돌아왔다는 말과 함께 이 버스가 확실히 성판악에 가는지를 물어본후 버스를 탄다.

성판악은 공항에서 출발하는 181번 외에

제주시청도 탈수 있는 281번 버스도 있다.

 

 

눈 내리는 날 버스 탈때 주의할점: 주차하기 좋은 제주대학교 부근에서 주차후 버스를 많이들 타시는데,

눈 내리는 날이면 등산인원이 많다보니, 한꺼번에 모두 탈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인원이 많은 경우 언덕길을 오를때 힘들다고 했다.

성판악 방향으로 향할수록 버스정류장마다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버스가 만원이라 태울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 자가용만 아니라면 시내방향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을듯 싶다.

(물론 눈이 올 경우에만 해당) 다른 계절에는 아무 상관 없을듯 합니다.

눈이 제법 쌓인 길을 버스가 다닌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오전 7시 20분

 

성판악 주차장 자리 없다. 도로 갓길에 주차하라는 방송이 계속 나온다.

대형버스 자리에 승용차를 주차하는 바람에 언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성판악 주차공간이 많이 없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듯 싶다.

 

 

 

 

 

눈바람이 조금씩 불어대지만, 구스다운 벗고 기모티셔츠 위에 자켓만 입곤 산행을 시작한다.

눈바람이 불었다 멈췄다 해서 모자를 벗었다 썻다를 계속하다가,

나중엔 귀찮아서 모자를 계속 쓰고 있었더니 머리 흠뻑 젖었다.

 

 

 

 

 

오전 9시 속밭대피소 도착

 

화장실 이용하고 다시 출발.

 

 

 

 

 

 

오전 9시 30분

 

진달래밭대피소 방향으로 오를수록 바람이 심해진다.

눈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오전 9시 50분

 

사라오름 갈림길.

 

좁은 길에서 사라오름을 갈까 말까 고민하는 이들이 많으니 한쪽으로 빗겨 서는 것이 좋다.

 

 

 

 

 

오전 10시 50분

 

바람이 잦아 들면 오르막이 시작된다.

아래쪽 편한길에선 줄줄이 비엔나처럼 오른다면,

이쯤부터 조금씩 떨어져 걸을수도 있다.

 

바람이 잦아들어 자켓을 벗고, 기모티셔츠만 입고 걷고 있으니

다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라.

바람이 불면 어서 자켓을 입으면 된다.

 

 

 

 

 

오전 11시 10분 진달래밭대피소 도착

 

화장실 이용하고 가세요.

 

성판악에서 정상으로 오르자면 속밭, 진달래밭대피소 2군데를 지나가게 되는데

매점은 없다. 아무것도 사먹을수 없다.

바나나, 젤리, 초콜릿 머든지 조금씩 먹으면서 오른다.

 

 

 

 

 

진달래밭대피소 화장실에서 바라본 눈꽃 최고 !

 

 

진달래밭대피소를 오전 12시까지 통과해야 정상에 오를수 있단다.

진달래밭대피소를 지나 오르다가, 친구를 만난다.

 

친구는 오늘 아침 비행기로 제주에 왔다.

허리 아픈 나를 배려해 친구는 자꾸만 쉬었다가 천천히 가자고 했다.

그 이유를 정상에 올라보면 알수 있다.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구간이 나타나면 바람을 막아줄 나무가 없다.

미리 뚜꺼운 외투와 장갑을 착용하는게 좋다.

이 구간에선 스틱도 소용없다.

스틱은 그제 손을 더 시리게 할 무용지물일 뿐이다.

 

친구 말대로 아래쪽에서 계속 쉬지 않았다면,

이 구간을 오르면서 쉬고 싶어도 세찬바람에 쉴수 없었으리라.

 

 

오후 1시 한라산 정상 도착.

 

지리산 천왕봉, 설악산 대청봉, 소백산 비로봉 어디에도 비유할수 없는 바람이 부는 한라산 정상.

세찬 바람은 내 빰을 수십대 때리고는 정상에서 1~2분 밖에 머무르지 못하게 했다.

끝없는 줄에 인증샷 찍을 정신도 없다.

겨우 정상석 사진 하나 찍는다.

 

당신이 한번에 꺽어보지 못한 바람이 불수 있는 한라산 정상.

 

주위풍경, 백롬당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상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내려왔다.

 

 

 

 

 

그나마 이런 나무있는 구간에선 정신을 차리곤 콧물을 훔칠수 있다.

 

 

 

 

 

 

 

비오는날 지리산을 오른 적은 있어도,

이렇게 날씨운이 안따랏던 적은 없었던것 같다.

 

 

 

 

오후 2시 30분 하신길에 진달래밭대피소 도착

 

성판악 주차장에서 사온 1줄에 3천원짜리 짬쪼롬한 김밥도 먹고,

귤, 젤리, 초콜릿 남은 간식거리를 모두 먹는다.

 

성판악에서 판매하는 김밥을 등산 전에 먹는다면 간이 셀수 있다.

땀 흘린후 먹는다면 짬쪼롬하니 간이 딱 맞을수 있다.

 

 

 

 

 

오후 3시 10분 나는 아직도 한라산에 있다.

 

내려서는 길에선 돌뿌리에 걸려 두번이나 무릎을 꿇었다.

 

초보자가 도전할만 하지만, 키로수가 길어서 곳곳에선 쥐가 난 분들을 많이 볼수 있었다.

바나나와 초콜릿만으론 쥐를 잡기엔 무리인 경우가 많다.

평소에 조금 걷다가 오면 좋을듯 싶다.

 

버스타고 동문시장으로 저녁 먹으러 갑니다.

 

정상풍경을 못밧으니 날씨 좋은 봄에 다시 오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