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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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일몰을 한꺼번에 지리산 천왕봉 걷다.
까만 새벽 집을 나와 오전 6시 25분 첫차를 타곤, 진주로 향한다. 진주터미널에서 라면에 김밥 한줄 먹고, 오전 8시 중산리행 버스타고 지리산 간다. 오늘, 내일 지리산은 영하 5도, 풍속 10으로 지리산 다울 예정이란다. 덕분에 폴라폴리스, 자켓, 다운점퍼에 먹을것까지 더해지니 무게는 백패킹 배낭처럼 무거워져서, 침낭과 매트리스는 빼고 왔다. 오전 9시 10분 중산리 버스터미널 도착. 30분동안 탐방안내소까지 걸어가야 한다. 지리산을 올랐던 시간보다, 중산리터미널에서 탐방안내소까지 걸으며 흘린 땀이 더 많았다. 워낙 포근해서 폴라폴리스며, 외투까지 다 벗곤, 기모티셔츠에 자켓만 입고 갔는데도 땀 범벅. 탐방안내소에 물어보니 정상엔 눈이 없다고 했다. 그랬다. 정상엔 눈이 없었다. 나의 질문이 많이 잘..
2018.12.28 -
눈오는 지리산
일요일날 비소식이 있었지만, 토요일 별도 뜨고 달도 떠서, 참으로 말짱했던 하늘 비가 온다는 장터목대피소, 제석봉, 천왕봉에는 눈이 왔고, 유암폭포 아래로는 비가 내렸다 설마 아이젠이 필요할까 ? 반문할 필요도 없이, 아이젠을 필요했다 얼음이 언 상태라면 겨울산에서 아이젠이 꼭 필요하다 좀더 과장해서 겨울산에서 아이젠은 생명줄이다 다행히 눈이 쌓이는 중이라 크게 아이젠은 필요치 않았지만, 눈과 비가 섞이는 구간은 돌과 나무뿌리 모두 스펀지 마냥 비를 흠뻑 머금어 미끄럼틀을 타듯 4번이나 나무줄기와 밧줄에 매달려 미끄러 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단지 미끄러지기만 하다면 다행히지만, 부상으로 이어지면 내려갈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내려가는 것에 신경쓰자니, 풍경이 너무 아깝고 해서 카메라를 목에 걸어 윗..
2009.12.09 -
지리산 제석봉
일요일 별이 빛나던 밤이 끝나고 온 세상은 하얗게 변하고 있다 앙상하던 나무에 눈이 내려 앉고 있다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1.7키로 아침도 먹지 않고 천왕봉을 지나 로타리대피소에서 아침을 먹을 요량이었지만, 눈 오는 아침을 장터목에서 한껏 누렸다 아이젠을 준비 하지 않아 우선, 제석봉까지라도 오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제석봉 석봉아 기다려라 ~ 내가 간다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구간은 돌계단 오르막길로 시작된다 20~30중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도, 있어도 자꾸만 뒤를 돌아 보며, 눈이 와도 눈을 크게 뜨고 풍경을 담아 두어야 한다 눈이 오는 지리산의 오늘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오전 8시 40분경 이 가족은 천왕봉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나무가 없어 돌뿐인 천왕봉엔 눈..
2009.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