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길목, 억새와 마주하다

2016. 9. 28. 12:57여 행

가을바람 불어오는 창녕 화왕산

 

 

 

 

 

옥천매표소 바로위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성인 1인 입장료 1,000원 / 주차료 2,000원

 

 

 

 

 

옥천매표소에서 출발하면 산벚꽃아래 임도길을 시작하여 비포장길과 임도길을 넘나들게 된다.

제일 위쪽 주차장을 이용하면 좋지만 규모가 작은편이라 이른시간이 아니면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위쪽 주차장은 만차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옥천매표소 주차장을 포함하여 위쪽으로 갈수록 총 3군데의 주차장이 있다.

 

 

 

 

 

1시간 30분동안 2.2km 올라왔지만 아직도 3.7km가 남았다.

 

 

 

 

 

 

정상까지 3.7km 남은 일야봉산장을 다시 나선다.

임도길은 눈으로 보일만큼 오르막이더니 일야봉산장부터는 순탄한 비포장길이다.

하지만 50분정도는 더 가야 한다는 사실.

 

 

 

일야봉산장 -> 옥천삼거리 도착.

 

 

옥천삼거리는 화왕산과 관룡산으로 나뉘는 길목이기도 하다.

물론 일야봉산장에서도 관룡사까지 900미터라는 표지판을 볼수 있었다.

 

용선대를 보고 싶다는 말을 내가 왜 했는지 알수 없으나... 아무튼 나는 내일 용선대를 가기 위해 관룡산을 지나 용선대로 내려서다가 제대로 식겁했다. 물한방울 없는 백패킹배낭이지만 왜 그렇게 무거운지 내려온 자들만 알리라.

 

 

 

 

 

수많은 리본이 나온다면 거의 다 왔다는 증거다.

허준세트장을 지나면 화장실 있다.

 

현재 식수는 나오지 않으니 물은 꼭 준비해와야 한다.

 

 

 

 

 

2시간 10분동안 열심히 걸었다. 화왕산과 마주한다.

 

 

 

화왕산 억새 만나볼까요?

 

 

 

 

 

 

 

 

 

 

 

 

 

 

 

 

 

 

 

 

 

 

 

 

 

 

화왕산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배바위에 오른다.

오늘 가장 힘든 구간을 들라면 오르막 임도길도 힘들었지만, 성곽에서 배바위 오르는 몇백미터 요구간이 쉽지 않다.

다리가 풀렸다 ^^

 

소요시간은 2시 30분가량 이지만 키로수는 6키로가 넘었다.

여기서 끝이냐? 아니죠 ^^

배바위에서 조금 더 내려가야 한데요.

햇살이 포근해지는걸 보니 금새 해가 질것 같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

반팔에 나는 지금 땀에 흠뻑 젖었다.

 

 

 

 

 

 

화왕산에 노을지다.

 

 

 

 

 

내가 별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친구는 뚝딱 타프를 설치한다.

내 타프지만 나는 아직도 혼자서 타프를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폴대가 아닌 스틱을 사용해서 그렇다는 핑계를 대어보고 싶다.

 

 

 

 

 

가을의 길목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름인듯 한낮은 덥다.

여름에 만나는 억새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불지 않아 긴팔이라고 투덜대고 있는데 금새 해가 지고는 바람이 분다.

생각해보니 점심을 굶었다.

어서 내려가서 밥 해 먹어야겠다.

 

 

 

 

 

 

오늘 저녁메뉴는 훈제오리구이

통마늘 양파 상추 깻잎 구워도 좋고 생으로 먹어도 좋다.

 

오리구이 옆에선 밥이 끓고 있다.

맥주를 왜 뜨거운 불 옆에도 두었냐 하면.....

 

 

 

반나절이상 맥주캔은 냉동실에 있었고, 보냉팩에서 또 몇시간을 보냈다.

꽁꽁 얼어버린 맥주는 녹을 생각이 전혀 없다.

보냉팩의 효과가 이렇게 좋다니 헉.....

 

 

 

덕분에 오리구이를 먹다가도, 밥의 불을 조절하면서도 맥주캔을 요리조리 돌려 놓기 바쁘다.

결국 맥주캔을 해동하기로 한다.

화왕산에 올라 미치도록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현실은 목만 타들어간다.

 

우여곡절끝에 맥주는 잘 녹았고 시원한듯 따뜻한듯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오늘도 친구가 4인분은 됨직한 밥을 하고 말았다.

그 어려운걸 늘 해내고 만다 ^^

 

국물없이 먹으려니 허전하여 참기름에 김치를 볶다가 양파랑 두부를 넣곤 심심하게 찌개를 끓인다.

밥을 후딱 해치우고는 억새바람 느끼며 밤이 깊어간다.

 

텐트 안에서 매트리스, 베개, 침낭을 차례대로 꺼내오곤 타프아래서 별을 바라본다.

커다란 옆집 노래소리를 음미하다가 높아지는 목소리에 욕을 해볼까 하다가도 금새 별을 보며 바람에 젖어든다.

희은 소고기 스피커를 남기며 옆팀도 잠이 드려나 보다.

 

밤이 깊어갈수록 별들은 많이 보이고 자정이 다 되도록 비행기는 어딜 가는지 씽씽 잘도 간다.

타프아래서 잠시 잠들기를 여러번... 결국 텐트로 자러 간다.

 

내일 관룡산의 엄청난 하산길이 될줄 알지도 못하면서 나는 푹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