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면 화왕산 억새

2016. 9. 28. 14:27여 행

비행기를 따라 별도 흔들리고 억새도 흔들리던 화왕산의 밤이 지나 아침이 밝았다.

 

어제 오늘 세번째 배바위에 오른다.

 

 

 

 

 

 

해가 뜬후 한시간쯤 지났나 보다.

 

경량 구스다운을 입고 잠든 덕분에 여름침낭을 사용하기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손을 침낭 밖에 꺼내놓고 잠들었었는지 손가락이 시려운거 같다. 텐트밖에서 밥을 먹는다면 경량구스다운이나 폴라폴리스를 입어야 한다.

양말도 일반양말보다는 등산용 두꺼운양말로 갈아 신는게 좋다.

 

새벽에는 희미하게 음악소리가 들리는듯 하더니, 텐트밖이 훤할걸보니 날이 밝을쯤엔 내 텐트 바로옆에서 음악소리가 들리는거 같다.

누가 똥을 누러 와서 음악을 틀어나 싶을만큼 음악소리가 크다. 아침 7시가 안된시간이라 어떻게든 더 자보려고 뒹글거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음악소리는 크게 느껴지는거 같고 나중에는 짜증모드로 변했다.

알고보니 옆팀에서 음악을 켜놓고 잠들었나 보다. 나쁜 사람 ~~~~

덕분에 나는 억시기상을 한다.

 

 

 

 

 

인기척이 없는 친구텐트를 한번 쳐다보고는 배바위를 세변째 오르며 아침산책에 나선다.

구름에 휘쌓인 창녕시내

 

 

 

친구도 일어나 배바위에 오른다.

 

나 : 왜 배바위야?

친구 : 모르겠는데.

 

짧은 대화가 오가곤 아침 먹으러 갑니다.

 

 

 

아침 먹곤 오른쪽위에 두번째 봉우리에 있는 화왕산 정상석으로 갈거란다.

 

 

 

해가 지곤 금새 이슬이 타프를 적시더니 늦은밤부터 바람이 불어댔다.

산행하던 오후에 바람이 불었으면 얼마나 좋아~~ 물론 하산길에서도 바람은 아주 쬐금 불어왔다.

 

아침 먹고 있는데 타프설치한 스틱이 쓰러져서 엉거주춤 망치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오늘 아침메뉴는 참기름 팍팍 두른 두부구이와

일요일엔 당연히 오뚜기표 3분카레

 

 

 

 

 

 

 

어제 오늘 벌써 네번째 배바위에 오른후, 건너편 화왕산 정상석을 향해 고고씽 ~

 

 

 

 

 

 

 

 

 

 

 

 

 

 

 

 

 

 

 

 

 

 

 

 

 

 

 

 

 

 

 

 

 

 

 

어제 맥주캔 5개와 1리터 물을 가지고 올라왔다.

친구는 허준세트장 앞에서 물을 뜨겠다며 빈물병과 중간사이즈 프라스틱 소주 한병을 가지고 왔다.

 

하지만 허준세트장 앞의 식수는 나오지 않았다.

친구는 계곡에서 흘러 나오는 물을 뜨고 있었다.

나에게 1리터의 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뜨던 물 버린지 오래고, 마시려고 가져온 500리터 생수 한병가지고 둘이 나눠 마셨다.

친구는 지독스럽레도 땀을 안흘리게 효율적으로 산을 타며 물을 안마셔도 될정도로 일반적인 컨디션을 유지한다.

 

오르막은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어제는 너무 많은 물양으로 인해 더 힘들었다.

친구 너 그러는거 아니다. 물을 왜 안가져오니?

 

 

 

 

 

화왕산 정상석 아래 아이스크림 판매상에게 아이스크림 사먹을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아이스크림은 먹을때만 좋다는 아주 큰 단점이 있지 않던가.

 

 

 

 

 

 

화왕산 정상석이 있는 능선을 따라 성곽으로 향한다.

잠깐이나마 한줄기 바람이 불라치면 멈춰서선 줄줄 흐르는 땀을 훔친다.

 

 

 

 

 

 

 

 

 

 

 

성곽 위를 걷지 말라는 표지판이 있지만 많은 이들이 성곽 위를 걷는다.

성곽길을 따라 옆으로 난 탐방로를 이용해야 된대요.

 

 

 

 

화왕산에서 옥천방향으로 내려서자면 허준세트장 못가서 화장실 한곳뿐이다.

옥천주차장 부근까지 가야 화장실을 이용할수 있다.

허준세트장을 지나니 서두르자며 친구가 발걸음을 쪼아댄다.

 

 

 

 

 

 

화왕산 성곽길을 내려와 관룡산까지 1시간

관룡산에서 용선대까지 1시간 걸었다.

 

옥천삼거리에서 관룡산까지는 쬐금씩 오르막이지만 백패킹 배낭을 메고 있는중이라 오르막에선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이렇게 어렵게 관룡산에 도착했더니 용선대까지는 더 가야 한단다.

 

관룡산에서 용선대 구간중 하이라이트는 내리막 하산길이다.

느낌상으론 바위구간이 70%이상이라 백패킹 배낭을 메고 내려서기가 쉽지 않다.

 

용선대를 보고 싶다고 했던 나의 말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리라곤 생각치 못했다.

 

 

 

 

 

 

이런 ~ 용선대 공사중이다.

화왕산에서 용선대까지 2시간 걸려 왔건만 공사가 웬말이란 말인가 ~~~

 

그것도 하필 이틀전부터 공사중이었단다.

 

 

 

 

용선대에서 관룡사까지는 500미터

평탄한 길인데 왜 이리도 멀게 느껴지는지

 

한가지 소원을 꼭 들어주는 관룡사라는 말이 절대적으로 맞을지도 모른다.

목이 타들어 가던 내게 물을 선물한 관룡사

 

나는 어제 저녁 맥주이후로 단 한방울의 물도 마시지 못했다.

관룡사 약수터에서 세바가지의 물을 마시곤 1리터 물병에 물도 가득 채운다.

 

아쉽게도 관룡사에서 옥천주차장까지는 지척이라 물을 마실 기회가 없었다.

내리막 임도길이라 발가락이 아플려고 할쯤 먼저 내려간 친구가 차를 가지고 왔다.

 

 

옥천주차장 - 화왕산 배바위 - 화왕선 정상석 - 능선 - 성곽 - 옥천삼거리 - 관룡산 - 용선대 - 옥천주차장

억새보러 갔다가 산 2개 타고 왔네요.

산이 아니어도 도심의 억새나 갈대를 찾아 떠나세요.

화왕산 억새는 하얀꽃을 준비하고 있어요.

단풍 절정기에는 늦을지도 모르니 조금 서두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