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단풍에 美치다

2014. 11. 11. 17:55여 행

버스 3번 갈아타고, 총 5시간에 걸쳐서 도착해도 좋은 선운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지는 궁금하지 않다.

 

이 가을의 색은 어떨지.

이렇게 벌렁거리는 심장을 다독이는 이들은

또 얼마나 왔을지 그 셀레임은 고조되고 있다.

 

선운사 주자창에는 흙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차가 많았고,

매표소의 줄은 길었지만, 다들 질서정연 했기에

줄은 금새 짧아지고 길어지기를 반복했다.

 

선운사 입장료 3,000원. 카드 가능.

 

매표소를 지나 단풍이 시작되는 도솔천까지 25분.

도솔천 단풍에 취해 발길을 옮기지 못해

선운사까지 또다시 25분 걸렸다.

 

도솔암으로 향하다가 다시 선운사로 내려오는

반환점까지 다시 40분.

도솔암까지 또 다시 40분.

내원궁에 들렀다가 다시 도솔암을 지나

천마봉까지 1시간 10분.

 

선운산 관리사무소에서 천마봉까지 4.7km

3시간이나 걸렸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내려오는 길은 겨우 1시간이면 되는 거리이다.

 

도솔천에 취해 나는 물속을 걸었고

바람에 휘날리는 단풍잎소리에 눈을 감는다.

고창 선운사의 가을을 느끼기에 천마봉까지의 3시간도 짧기만 하다.

 

그대

나의 손을 잡고 단풍속을 걸을 준비 되었나요?

 

 

 

 

 

 

 

 

 

 

 

선운사에 도착하기 전 도솔천의 풍경은

나의 마지막 감성을 건드리듯

자리를 뜰수 없게 만들었다.

 

美쳐라. 고창 선운사의 단풍에 美쳐도 좋다.

 

 

 

 

 

 

 

 

 

 

 

선운사 앞의 다리를 건너면

스님들의 차밭이 나온다.

도솔천 건너편에 있으니 그냥 보아도 보이는 거리이다.

차밭 귀퉁이에 앉아 그대와 도시락을 먹어도 좋겠다.

계란과 컵라면을 파는 보살님들도 계시지만,

그대와 함께 먹는 싸늘한 김밥도 맛있으리라.

 

 

 

 

 

 

 

 

 

 

 

 

선운사를 지나 도솔암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면

아주 조금 덜 번잡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없는것은 아니다.

카메라를 들고 서로 자리 싸움을 하느니

나는 도솔암으로 향하는 길을 택하리라.

 

 

 

 

 

 

 

 

봄꽃옷을 입은 저 어미들은 얼마나 즐거울까?

얼마나 좋으면 서로 밥을 먹고, 웃음을 나눌까?

나도 내 어미와 단풍아래서 노닐고 싶다.

 

 

 

 

 

 

 

 

 

 

선운사 근처의 도솔천 단풍은 두말할것 없이 곱고 어여쁘다.

하지만, 선운사에서 도솔암으로 향하는 길의 단풍 또한

그 멋스러움이란 말할수 없을만큼 어여쁘다.

 

나는 그대를 바라보고,

그대는 이 가을을 사진기에 담고 있네요.

이 가을을 멈추고 파라.

 

 

 

 

 

 

 

 

 

 

 

몇해전 왔을때는 보지 못했던 풍경인듯하다.

정자가 있었나 싶다.

단풍인파 모두가 쉬어 가진 못해도

잠시 머물러도 좋다.

 

 

 

 

 

 

 

 

 

 

 

 

정자를 지나 왼쪽으로 가면

다시 선운사로 내려갈수 있고,

오른쪽길로 들어서면 도솔암을 지나

내원궁이나 천마봉, 낙조대까지 갈수 있다.

 

여기까지만 걸어도 참 좋은 가을이다.

높은 구두가 아니라면,

그대 손을 좀더 꼭 잡고 싶다면

도솔암방향으로 산책을 더 즐겨도 좋다.

 

 

 

 

 

 

 

 

 

 

도솔암방향으로 접어드니

초록빛 나무도 많고

짙게 물든 단풍나무 또한 많다.

산책길에서 벗어나 잠시 은행잎 가을을 즐긴다.

흐린 가을하늘 아래 조금씩 햇살이 비추고 있다.

 

 

 

 

 

 

 

 

 

 

도솔암에서 똑똑 떨어지는 약수 한바가지로 목을 젖신다.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을 보니

웬지 배신감이 느껴진다.

늙은 할미와 어린 아이가 있어 그랬겠지만

먼지 뒤덮혀 단풍잎처럼 시뻘게진 내 얼굴에

'미소가 번질만큼 너그러워 져야지' 하고는 생각한다.

 

도솔암에는 붉은 단풍나무보다는

아직은 여름인듯 초록빛 나무가 많다.

내원궁 가는길은 죄다 ~~~ 초록나무들이다.

 

 

 

 

 

 

 

 

 

 

마애불은 볼 생각도 하지 않고,

늦은오후 내리쬐는 햇살아래 취하고 있다.

예전에는 없던 기와담장하며.

법당 뒤에는 빨간 동백꽃이 몇송이 피어나고 있다.

 

그대와 함게였던 가을.

그대가 나를 기억하듯,

나 또한 그대를 기억합니다.

 

이 가을을 함께할수 없다하여

우리의 가을이 없어진게 아니듯.

언제 함께할수 있을지 알수 없으나

어디서든 이 가을을 즐겨주세요.

 

 

 

 

 

 

 

도솔암에 내려서며 천마봉으로 향한다.

계단이 백개이상 있었지만

물론 숨이 가파왔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왜냐 ^^

나는 지금 가을의 웅덩이에 빠져 있으니까요.

 

 

 

오후 2시에 매표소를 출발해서

오후 5시가 넘어서 천마봉에 도착했다.

 

길이 험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기 보다는

단풍나무 하나하나가 내 발길을 잡았기 때문이다.

 

 

 

 

 

 

 

밤새 기도를 할거라며 촛불을 켜던

내원궁은 왼쪽에 있을것이고,

도솔암의 사람은 개미 마냥 작게만 느껴진다.

도솔천 사이사이를 지나면

저 끝쯤이 아마도 오늘 내가 머무르게 될곳일것 같다.

 

고창 선운산의 밤을 기대하며

가을속으로 내려선다.

 

 

11월 8일 고창 단풍소식이었습니다.

이번주에도 좋을거에요.

어쩌면 다음주 평일에도 좋을거 같아요.

도솔암은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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