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기생초.코스모스.한여름

2009. 7. 19. 15:09여 행




토요일 오후 해바라기를 찾아 길을 나선다
며칠전 인터넷에서 한무더기의 해바라기를 보고 나선
나는 완전 들떠 있다

남지 체육공원,구 남지철교가 보이는 곳에 해바라기라니 캬 ~
30여분 빵빵한 에어컨을 켠채 버스는 금새 도착했다
터미널을 나와 강변길을 따라 걸어도 좋고, 읍내를 지나 강변길과 마주해도 좋다






요리보고 ~ 조리바도 ~ 음음 ~~ 알수 없는 ~~~~
강변을 두리번 두리번 그 넓디 넓은 곳을 눈이 뚫어져라 쳐다 보다 못해
운동을 하는 분들에게 물어바도 음음 ~~~ 알수 없는 ~~~

정녕 해바라기는 없는 것일까 ?
봄에 유채가 피었던 곳은 갈대 같은 것으로 강변을 뒤덮고 있었다
강변을 따라 간혹 노란색이 보이고, 분홍색도 보이지만 해바라기는 아니다

또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해바라기를 찾는다며 묻지만
삼천포에서 해바라기를 보았다는 ~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하신다
해바라기야 ~~~~ 어디 있니 ???
정말 애타는 심정으로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이 노란색 꽃을 아주 많이 확대 한것을
내가 잘못 본것일까 ?
스스로를 위로해바도 내가 본것은 분명 해바라기가 맞았는데 .....
아쉬움도 잠시 ~ 노란색에 푹 빠져서는
아예 바닥에 앉아서 바람과 노랑이랑 한참을 논다

바람은 원하지는 않을때는 꼭 불고
원할때는 불지 않고
심심했는데 오후 내내 내게 농을 걸어왔다

집에와서 안 사실이지만 이 꽃 이름은 기생초 라고 한다
7월~10월까지 핀다고 하지만,
벌써 져가는 아이들도 많았다
줄기는 엄청 가늘지만, 딱딱해서 웬만해서는 바람에 부러질 염려는 없어 보였다

오늘은 기생초가 나의 해바라기를 대신할 듯 하다
해바라기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또 없으면 어떠려
저녁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오후 내내 강변에는 바람이 불었다

기생초도 나도 7월을 맞아 흔들흔들
폭우에 불어난 강물마냥 나의 시간도 출렁출렁 흘러감이 못내 아쉽다







기생초는 져서 까맣게 변해가고
계란꽃으로 더 많이 알고 있는 망초꽃은 피어 나고 있다
망초꽃은 하얀색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연한 보라색도 있는듯 ~
하얀색 무리와 달리 보라색 한무더기를 이루고 있었다

이른 봄의 연두빛 세상이 잠시 스치고 지나는듯
지나 버린 봄을 회상하며
 한여름 강물 아래서 나는 세월이라는 땀 흘리고 있다







유채꽃이 피던 봄날의 정자는 그대로였다
키를 높이는 아이들하며, 꽃을 피우려는 아이들까지
코스모스는 한창 바쁜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면 코스모스와 연꽃은 색이 닮았다
하얀색, 분홍색 ....
간혹 햇빛에 꽃잎 끝을 돌돌만 아이들은
하늘에서 별이 내린듯, 바다에서 불가사리 모자를 쓴듯
별 모양으로 바람에 나부낀다







그럴 마음은 아니었는데
너무 예뻐서 그만 ... 그대의 남은 시간을 빼았고 말았다
시간을 뺏긴 코스모스는 잘 서지 못했고,
신발을 지팡이 삼아 불어 오는 바람에 간신히 서 있었다
코스모스 미안 ~~







바람은 격하게 불어 왔지만
그래도 여름은 여름이다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넓디 넓은 공원에서 닭을 주문했는데
용케도 닭집 아저씨는 잘 찾아 오셨다
반반 1마리 15,000원
남지 맥시카나치킨(애니아이 피자도 같이 판매합니다)



여름날 오후, 해바라기, 기생초, 망초꽃, 코스모스, 닭 그리고 바람이 있어
몇시간의 양식이 나를 당분간 살 찌우게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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