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내리는 간월재 백패킹

2015. 3. 4. 17:54여 행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배낭을 꾸렸다.

비가 올지 눈이 올지 모르는 간월재로 나는 간다.

 

머리까지 올라오는 배낭을 보고는 남정네들은 신기해한다.

물론 나도 이런 내가 신기하다.

석남사주차장에서 가지산막걸리를 사고는 328번 버스를 기다린다.

 

혹여나 배낭무게의 압박이 없다면 가지산막걸리 꼭 추천합니다.

1병에 3천원.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아주 ~~ 깔끔한 맛이난다.

 

석남사에서 사슴농장까지는 버스로 12분 정도 걸린다.

사슴농장에서 간월재까지는 포장도로라 1시간 30분 걸린다고들 하지만

아직은 배낭의 무게가 익숙치 않아 2시간 걸렸네요 ^^

늘 부상당한듯한 발목과 고장난 허리벨트 핑계를 대어 봅니다.

 

 

 

 

 

 

이런 입구라면 제대로 찾아오신 거에요.

이상하다 싶지만 여기가 입구에요.

일명 사슴농장에서 간월재 가는 젤루 편한 길이에요.

 

 

 

 

 

 

간월재 방향으로 고고씽 ~

1시간 30분쯤 걸린다고 하던데...

저는 1시간 30분과 2시간 사이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네요 ^^

 

 

 

 

 

 

 

작년 여름전까지만 해도 자갈길과 흙길도 있었는데

작년 더운 여름날 커다란 트럭과 기계들이 오더니 길을 포장해버렸어요.

배내고개를 넘지 않는자 투덜대지 말고 간월재를 오르라 ^^

 

 

 

 

 

보이시나요 ?

눈 ?

눈이 와요

눈이 와

자켓 꺼내 입을까요 ??^^

바람이 싱싱 불지만 막 ~~~ 설레네요.

 

오후 2시 넘어서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눈발도 굵어지고 바람도 세고 ~

자켓을 꺼내 입었다가 벗었다가를 반복하다가

결국에는 티셔츠 하나만 입고 간월재까지 걸어 갔어요.

 

 

 

 

 

 

요런 표지판 4개가 나오면 간월재에 거의 ~ 다 온거에요.

 

 

 

 

 

 

햇빛이 많이 들지 않는 곳에는 얼지는 않았지만

살짝 미끄러운 곳이 있을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요런 길에는 바람도 씽씽~ 불어요.

 

 

 

 

 

 

에스자 허리 두개만 돌면 간월재가 나와요

 

 

 

에스자 허리 하나 남았어요.

조런 의자가 가끔 있어요.

쉬어가고 싶지만 간월재가 코앞이에요.

 

 

 

가을에 나부끼던 억새가 누렇게 변해서 삭막하네요.

간월재는 또 이런맛 아니겠어요.

 

 

 

간월재에서 아주 중요한 화장실이에요.

화장지도 있어요 ^^

화장지가 없는날도 있으니 꼭 준비를 하세요.

 

 

 

다음날 눈내린 간월재 풍경이에요.

아침에 일어나서 얼마나 좋던지요.

 

 

 

몇번 왔어도 신불산은 한번, 간월산 표지석은 못본지 오래네요.

늘 요기 계단쯤에서 어슬렁대다가 마네요.

 

 

 

바람을 사수하라.

늘 바람이 많이 부는 간월재지만

제일 처음에 왔던 4월이었던가. 그때는 밤중에 눈이 살짝 날렸었더랬다.

처음 간월재에 왔던 날은 참으로로 많이 바람이 불었다.

손님대접을 확실해 해준 간월재.

간월재 하면 바람이라는 그런 상식을 가르쳐 주었다.

 

눈이 오려고 해서 그런것은 아니갰지만,

언제나 그렇듯 간월재를 바람을 빼놓으면 재미가 없다.

오늘도 여지없이 불어댄다.

 

 

밤새 눈이 내렸다.

비가 오나, 싸락눈이 내리나, 싶어 나가보면 눈이 내린다.

간월재에 눈이 내렸다.

참으로도 멋진 풍경이다.

 

 

 

바람이 부는 페러글라이딩 테크를 떠나

조그마한 복도식 나무테크에 옹기종기 모였다.

간월재의 10여동의 텐트는 그 어느때보다도 아름다운 간월재에서 잠을 청했을 것이다.

 

 

 

평소 같았으면  오르막을 빼고는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비가 온다고 해서 인지 사람 찾아보기가 힘들다.

저녁이 되어서도 겨우 10여동이 전부였다.

 

 

 

오전 7시가 되었지만 일어난 사람은 많지 않은듯 했다.

음악을 틀고는 아침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간밤의 바람에 취한듯 비틀대는 사네도 있었다.

 

지금도 눈이 내리고 있다.

아침 7시 간월재에 내가 있다.

 

 

 

겨울이기도 하고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어제는 오후 5시 안되어 매점문이 닫혔다.

따뜻한 커피 한잔 먹고 싶었는데 아쉽다.

 

텐트를 치고는 음식을 사사삭 해서 어여 먹어야지.

 

 

 

간월재에 눈이 왔다.

간월재에 눈이 내린다.

이곳에 내가 있다.

 

 

 

간월재를 호텔에 비유하는 이유는

물과 화장실 때문이라고 한다.

쨀쨀 나오는 물을 보다가 얼음을 사사싹 ~ 걷어내고는 물한통 떠서 간다.

 

 

 

오늘 저녁 메뉴는 닭똥집, LA갈비, 연어를 넣은 김치찌개.

마늘을 듬뿍 넣어서 닭똥집부터 시작해요.

깔끔한 가지산막걸리는 배낭에서 고생했지만 더 맛나네요.

석남사주차장에서 가지산막걸리를 팔아요.

1병에 3천원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드셔보시기를 권합니다.

아주 깔끔한 맛이 나요.

 

 

 

바람이 들지 않는곳에 텐트를 친 덕분인지

바람은 심하지 않았지만

밤새도록 '툭 툭' 건드리듯 내리는 눈소리에

행복한 비명을 지러댓다.

 

이름 아침에는 흐렸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날씨가 살짝 맑아졌다.

여기는 간월재.

 

 

 

자연휴향림 방향의 소나무들도 눈을 흠뻑 맞았네요.

화장실 가는길에 촬칵 ~

 

 

 

밤새 발자국이 생겼다가, 바람에 없어지기를 여러번 했을것이다.

신발등까지 푹푹 빠지는 간원재의 눈이 좋다.

3월에 내린 간월재의 눈은 설레이는만큼 좋은 일이 생길것만 같다.

 

좋은일이 이런것인지는 몰라도

간월재에서 사슴농장까지 다시 내려가는길은

온통 눈천지였다.

시멘트길은 눈으로 뒤덮혀서

쫄랑쫄랑 걷다가 크게 두번 넘어져서는

넘어진김에 눈이 뒹굴었다.

물론, 간월재 눈앞에 무릎을 끓듯

앞으로도 한번 크게 절했다^^

하산길도 조심히 조심히 ~~

 

 

 

 

 

밤새 또각또각 소래를 내며 내리던 눈은

MSR를 삼켜 버렸다.

툭툭 털면 떨어지는 블다와 달리

MSR의 눈은 쉬이 놓을 생각이 없는듯 하다.

 

 

 

 

 

텐트를 걷으려면 어쩔수 없었지만

눈을 털고나니 괜시리 아쉽다.

눈이 많이 와서 매점 아저씨도 늦는거 같은데

아침도 느즈막히 해먹고는

이렇게 싸락눈 맞으면서

MSR과 눈마추고 있다.

 

 

 

 

 

요기는 나만의 간월재 포인트

웬만하면 간월재에 와서 빼놓지 않고 즐기는 산책코스이다.

계단 십여개가 전부이지만 싸 ~ 한 아침공기와 함께 바라보는 간월재는 예술이다.

이럴때는 싸이에 예술이야 ~ 도 좋고 이루마에 Kiss the Rain도 좋을거 같다.

센치해지는 간월재에 내가 있다.

 

 

 

석남사 -> 사슴농장행 328번 버스 오후 2시 10분 출발

사슴농장 -> 배내고개 휴게소까지 걸어서 25분

가지산막걸리 1병 3천원

고로쇠약수 1병 5천원

 

 

 

 

 

 

'여 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학산 진달래 안 피었어요  (2) 2015.03.29
원동 매화마을  (0) 2015.03.23
부산 갈맷길 광안리-해운대  (0) 2015.02.25
대매물도 백패킹  (0) 2015.02.23
중산리에서 지리산 천왕봉지나 거림으로 내려선다  (0) 201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