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곳, 용눈이오름

2015. 10. 13. 15:38여 행

바람이 불어오는곳, 용눈이오름

 

여름이지만 가을느낌이 나는 제주의 날씨에 억새를 찾아 헤매이다

누구나 떠올리는 생각은 '산굼부리'일 것이다.

입장료 6천원이라는 말에 친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입장료 없는 용눈이오름으로 오늘 목적지는 금새 결정되었다.

서귀포에서 용눈이오름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는 없었다.

 

서귀포 구 터미널에서 780번 버스를 타고 교래리 부근에서 710-1 버스를 갈아타고 성산방향으로 가다가 내리면 된다.

문제는 내가 탄 버스가 하필이면 성산으로는 가지만, 용눈이오름이 있는 송당으로 지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또 어딘가에서 내렸고 버스시간표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어디까지 가수꽈?

트럭이다...... 태워주신단다.....

 

조금전에도 내가 기다리던 버스정류소에서 성산까지 여행자들을 태워주고 오는 길이란다.

가려던방향도 아니고 일부러 유턴까지 해서 목적지를 물어보시다니 쉽지 않은 일일터인데 ....

작게나마 에너지바 하나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건넸다.

덕분에 용눈이오름 주차장까지 쉽게 왔다.

 

바람이 분다....

억새가 오름을 휘감고 있다....

나도 억새속으로 첨벙 뛰어든다.

 

 

 

 

 

 

 

 

용눈이오름

 

 

 

 

 

 

 

 

사람들이 오름 오름하는 이유를 얼필 알듯도 하다.

요만큼 오른것과 이만큼 올랐을때 보이는 오름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런 풍경을 두고 산굼부리에서 6천원을 냈더라면 큰일날뻔 했다며 친구는 말을 건넨다.

산굼부리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멋지지 않던가 ....

산굼부리 입장료가 아주 오래전 갔을때는 이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았던거 같은데... 이제는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는 틀림없다.

 

 

 

 

 

 

 

 

용눈이오름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면서 드는 생각 ....

모든 오름에 억새가 있는것은 아니구나.....

정면에 보이는 저 오름은 온통 푸른나무 뿐이라 억새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오름이 끝나는 저기 어디쯤에서 바다가 시작되고 있다.

 

 

 

 

 

 

 

 

억새가 완전히 피면 꽃다발처럼 펴지고 할머니 머리카락처럼 하얀색이 된다.

억새가 완전히 피지 않아 붉은색을 띠기도 한다.

햇빛은 따갑지만 바람결에 억새가 날릴때면 바람부는 방향에 몸을 맡겨도 좋다.

 

 

 

 

 

 

 

 

산이라기에는 가볍고, 산책이라고 하기에는 높낮이가 있다.

길은 편해서 아무신발이나 신어도 좋지만,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으면 더 좋다.

 

 

 

 

 

 

 

 

용눈이오름은 주차장에서부터 걷기 시작해, 동그란 오름분화구를 만나면 왼쪽, 오른쪽 상관없이 아무방향으로나 올라도 정상이다.

많지 않아도 군데군데 의자가 있고, 오름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동그란 테두리를 따라 걷기만 하면 될것 같은데, 나름 오르막 내리막이 있다.

 

 

 

 

 

 

 

 

용눈이오름에서 바라본풍경

 

 

 

 

 

 

 

 

구름은 쉴새없이 바람을 나르며 억새위로 그늘과 볕을 만든다.

용눈이오름에선 정해진 시간없이, 거친숨소리없이 쉬엄쉬엄 올라도 좋다.

 

중년을 바라보는 사내는 늙은 어미를 뒤돌아 보며 말을 건넨다.

뒤에서 밀어줄까요?

쉬어 갈가요?

 

따가운 햇살때문이었을까 나는 그만 눈물을 쏟을뻔했다.

 

저 사람도 누군가의 남편... 아버지....

하지만 그대도 늙은 어미의 아들.......

 

아들아.... 그냥 손을 잡으면 된단다.

아내의 도끼눈을 의식하지만 말고 어미의 손을 잡아주렴.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이기 전에 너도 한때는 나의 아들이었단다.

 

대한민국 며느님들 싫어하는거 아님. 미워하지 마세요.

나보다 나이 많은 노인이잖아요. 나도 누군가의 딸이니 어미의 손을 잡아주세요.

 

 

 

 

 

 

 

 

용눈이오름올 오르다 보면 해를 마주보며 걷을때도 있고, 바람을 맞으며 걸을수도 있다.

성산일출봉 반대방향을 뒤돌아보고 서있다.

 

 

 

 

 

 

 

 

정면에 보이는 저기까지 오르면 용눈이오름 정상이다.

산처럼 정해진 표지석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가장 높은곳에 오르면 성산일출봉이 보이고 바다가 보인다.

 

 

 

 

 

 

 

 

이 안에 나 있다.

올라올때는 용눈이오름 주차장에서 올랐지만, 버스를 타려면 몇키로는 걸어야 되기에 성산방향으로 보이는 도로방향으로 오름을 내려온다.

희미하지만 길이 있다. '차남동산' 버스정류장까지 조금더 걸어가야 한다.

죄다 렌트카라 그런지 히치하이킹을 시도하지만 안된다 ^^

버스를 타고 광치기해안에 내려 성산일출봉 바람을 맞다가,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서귀포행 버스를 타고 돌아간다.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용눈이오름

낮에는 더우니 반팔을 입어도 좋아요.

물 한병정도는 챙겨가세요.

편한신발을 신는게 좋아요.

버스로 부근에 도착하더라도 용눈이오름 진입로까지 꽤 걸어야해요.

버스로 이동한다면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게 좋아요.

용눈이오름을 한군데 가고는 하루여행 끝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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