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여름의 길목에서 만나다

2010. 6. 17. 11:40여 행


여름이 다가오면 산딸기가 생각난다
이름이 산딸기가 맞는지 모르지만, 산에서 나는 딸기라서 '산딸기'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이슬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새벽이면 내 할아비는 칡넝쿨 잎에 산딸기 한주먹 따서는
마당에서 내 이름을 부르곤 했다

날씨가 덥지만, 운동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산에 오르다보면
채 산입구까지 가지도 못했느데, 언덕배기의 산딸기를 따다가 내려오곤 한다

그리고 ... 또다시 동해바다가 보이는 언덕배기
그대가 숨쉬고 있는 이 곳에 인동초와 산딸기가 휘감겨, 동해바다 한귀퉁이를 채우고 있다

산딸기는 여름의 길목에서 만나는 그리움이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언덕배기에서 만난 산딸기




 
산딸기 꽃필 무렵
떨이 복실복실 한것이, 내가 산을 오르며 보던 산딸기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잎은 저리도 매끈하고 여름빛인데, 꽃망울은 겨울옷을 입은듯 하다
 




산딸기의 하얀 꽃은, 찔레꽃향과 뒤엉켜
코를 끙끙 대며 향기를 이끌어 낸다
하얀꽃이 지면 빨간 딸기가 열리리라




 
초록속에서 찾아낸 산딸기 하나는, 스무살 아이의 입술을 훔치는 마냥
조심스럽게 긴장된다
손을 잘못 움직였다가는, 수많은 가시에 찔리거나 긁히기 십상이다

머든지 과하면 해로운 법이다
내 목을 축일수 만큼의 딸기를 따고는 돌아선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금새 익어 갈것이고
산초나무에서도 까만 열매가 입을 벌릴 것이다
여름이 다가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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