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 백피캥

2015. 2. 5. 17:58여 행

 누군가 선자령 얘길 꺼낼때,

남쪽나라에서는 얼마나 먼곳인지 어떤 풍경인지 몰라 멍했다.

알고보니 양떼목장 옆이고 아주 큰 바람개비, 풍차.... 이런 풍경이 연상되는 곳이다.

정보는 없었지만 무작정 가기로 했다.

양떼목장 옆이니 대중교통은 알아보면 되고, 그곳에 바람이 얼마나 불어댈지가 걱정이었다.

 

 

2월 첫째주 선자령 소식 전해드려요.

 

 

 

지난주 다녀온 선자령의 기억을 다시 꺼낼려니 다시 심장이 요동친다.

금요일 저녁 나는 기차역으로 향한다.

 

마산을 출발해서 동대구에서 환승하고 정동진까지 가는 기차를 탄다.

어마어마한 시간의 기차여행을 이겨낸 이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환승하는 시간을 빼고도 꼬박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정동진 일출 

짙은 구름, 조용한 바람은 고요한 일출을 몰고왔다.

정동진의 일출은 8시간 가량 기차에 몸을 맡긴 덕분에 누린 호사이자 보상이다.

 

정동진역에서 일출을 보아도 좋고,

바닷가로 걸어 나와도 좋다.

 

 

 

 

정동진 -> 강릉 109번 버스, 아침 7시 58분 출발

남대천에서 내리면 강릉 중앙시장으로의 접근성이 좋다.

강릉 중앙시장 2층의 식당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강릉 -> 횡계 25~30분 소요, 2,500원

횡계 -> 양떼목장 택시이용, 미터요금제이므로 8~9천원선이다.

 

 

 

 

 

 

 

양떼목장 옆길로 들어서니 선자령이라는 표지판을 볼수 있었다.

양꼬치의 연기에 눈은 휘둥그레지고 여러사람들 속에 묻혀 선자령방향으로 딸려간다.

처음부터 아이젠을 해도 좋고, 가다가 해도 좋다.

 

심한 오르막은 없지만 키로수가 5km 넘으니 쉬엄쉬엄 가면 좋다.

대관령 -> 선자령 5km 남짓이면 2시간 ~ 2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고 한다.

 

 

 

 

 

 

바람도 없고, 날씨가 너무 포근해서

입은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선자령 표지석에 도착해서 배낭을 벗어보니 김이 모락모락난다.

조기 ~ 어디쯤이 선자령이라고 한다.

 

 

 

 

 

 

왼쪽 건너편이 삼양목장인지 온 지천이 풍력발전기이다.

낮이라 그런지 아직은 사람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더 크다.

 

 

 

 

 

 

멀게만 보이던 풍차까지 왔다.

요기 목초지대가 살짝쿵 오르막이다.

마지막 힘을 낸다면 선자령까지는 금새이다.

눈 위로 걸어도 좋고, 목초지대로 걸어도 좋고

이 곳에서 바람이 분다면 멋지겠지만, 날라갈지도 모를 일이다.

선자령의 바람은 모두들 무시무시하다고 했지만, 오늘은 코 ~ 자는 사자와 같다.

 

 

 

 

 

 

 

지금 나의 심정이다.

무거운 배낭에서 해방되어 나는 만세를 불렀다.

하지만, 트레킹이 아직 남았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초콜렛도 하나 먹고, 나의 오랜 기차여행의 동반자 토스트도 선자령표지석에서 우거적 우거적 씹어 먹었다.

바람이 불지 않는 희안한 선자령에서 나는 겨울을 느끼고 있다.

 

 

 

 

 

 

바람이 들지 않는 명당에 잠자리를 마련하고는

일몰을 보러 언덕에 올랐다.

산너머로 기울어지는 햇살에 선자령바람도 살짝 얹혀진다.

해가 질 무렵이 되니 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한다.

 

 

 

 

 

 

내 주위엔 온통 산으로 둘러 쌓여 있지만, 선자령 바람은 고개를 넘어 넘어 내 품을 찾아든다.

선자령 일몰에 취하기도 전에, 다들 피곤함에 기절한듯 선자령은 조용하기만 하다.

 

 

 

 

 

 

처음 써보는 스노우팩을 어떻게든 묻었다.

스노우팩으로 땅을 심하게 파서인지 그 다음날 등에 담이 왔다.

바람과 추위를 견뎌내줄 MSR과 함께 선자령에 취해 보려 한다.

 

 

 

 

 

 

 

정종을 뜨겁게 데우고

횡계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한 한우등심을 센불에 굽는 것으로 저녁을 준비한다.

준비한 저녁거리는 많지만 나는 오로지 한우등심의 시뻘건 색깔에 꽂혔다.

 

 

 

 

 

 

소고기라는 발음보다는 웬지 세고기라는 표현이,

먼가 더 간절히 먹고 싶은 욕구를 표현하는듯 하다.

세고기와 야채를 볶아서 오코노미 스타일로 ~

 

 

 

 

 

 

 

선자령 별을 포기하고 백마팬에 두부를 굽는다.

두부김치는 한라산 소주와 만나 일심동체가 되어간다. 

 

달이 밝아서인지 별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영하 20도를 넘나들지만 선자령의 밤은 즐겁기만 하다.

 

 

 

아침이 오지 않을거 같은 오랜시간의 동해선 기차

고요했던 정동진의 일출

강릉터미널의 쓰고 맛있는 커피

횡계 하나로마트의 맛있는 한우등심

바람한점 없던 선자령

뜨겁게 데운 정종과 바닥의 싸그락 거리는 눈

꼬리뼈가 없어질 정도의 오랜 이동시간

 

 

 

이번주에만 벌써 20cm 눈이 왔다고 하는데

선자령트레킹 어때요 ?

 

 

 

 

 

 

 

 

마산->동대구 기차이동, 1시간 50분가량, 6,500원

동대구->정동진역 기차이용, 6시간 20분가량 23,000원

정동진->강릉 시내버스, 30~40분, 교통카드 사용

강릉->횡계 시외버스, 25~30분, 2,500원

횡계->대관령휴게소 택시이용, 미터요금제 8~9천원선

 

 

 

 

 

'여 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매물도 백패킹  (0) 2015.02.23
중산리에서 지리산 천왕봉지나 거림으로 내려선다  (0) 2015.02.16
태백산 눈축제  (0) 2015.01.25
태백산  (0) 2015.01.25
소백산 칼바람 맞다(삼가동-비로봉)  (0) 2015.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