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이 없어도 좋은 하동 금오산

2018. 2. 22. 09:32여 행

친구는 갑자기 금오산 생각이 난다고 했다.

 

어느해인지 몹시도 덥던 여름 언저리 내내 금오산을 올랐었다.

늘상 그래야 하는줄 알고 물무게를 제외하더라고 65리터 배낭과 함께 2시간 30분을 꼬박 올랐었다.

 

하지만 ~ 금오산엔 임도가 있었다.

덕분에 두어번 차를 가지고 손쉽게 올라올수 있다.

 

물론 하동 금오산은 '야영금지'라는 표지판을 여러곳에서 찾아볼수 있다.

 

물한방울 흘리지 않고 군인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 배낭을 꾸려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은 하동 금오산에 짚라인도 생겼지만, 백패킹으로 2시간 30분씩 오를때만 해도 나처럼 배낭을 메고 올라오는 이들은 단 한명도 ~ 정말 한명도 보지 못했다.

왜냐면 이곳은 야영금지 구역이다.

 

 

 이렇게 좋은 데크와 화장실까지 있는데 야영금지라니.. 안타깝다.

물 한방울 안흘리고 고성방가 없이 해뜰때 철수 하는걸로 어떻게 합의 안되겠니 ~~~

 

 

 

다들 차를 타고 와선 그늘막텐트에서 놀다가 땀을 식히곤 돌아갔고, 자고 가는 이들도 차를 타고 왔었다.

그런 덕분인지 지인은 차를 타고 와선 수박과 맥주를 사주고 가기도 했고,

그런 수박을 다 못먹어서 사찰에 반통은 시주를 하기도 했다.

 

오랜 기억을 더듬어 하동 금오산으로 향한다.

 

 

 

 

 

해운대에서 잃어 버렸던 브로맷 16각 난로도 준비했다.

영하의 날씨도 두렵지 않지만, 다행히 날씨가 조금 풀렸다.

 

영하의 날씨라도 바람만 불지 않기를 바래보지만,

가까운 남해 호구산의 기상상황을 보니 바람이.... 몹시 불것으로 예상된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사찰갈림길에서 헤매이다 결국 지도어플을 실행하고서야 다시 임도길을 만난다.

 

주차장에 차는 있으나, 전망대엔 아무도 없었다.

 

다행히도 걱정했던것만큼 춥지 않고 바람도 심하지 않았다.

 

 

 

텐트를 치고 있으니 두분이 내려와선 빨간색 집을 지었다.

 

다들 계절엔 정자자리 경쟁이 치열하지만,

바람이 이렇게 부는 날엔 바람을 피하는게 최선일듯.

 

그나마 바람이 덜 들이치는 쪽으로 자리를 잡아본다.

 

 

 

금오산엔 화장실이 있다.

날 좋은 여름철엔 음수대에서 물도 나온다.

그래서 물을 준비 안해도 되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엔 무조건 준비해야 된다.

 

사진 찍으려고 크레모아를 제일 밝게 켜두고는 화장실에 왔다.

 

 

 

 

 

 

오늘부터 1일

브로맷 16각 난로 또 구입.

 

난로 두개를 켜니 텐트안은 후끈하다.

 

두꺼운 외투를 가지고 왔는데, 경량패딩을 입고 있다가

나중엔 그 잠바마저 벗었다.

 

 

 

 

 

오늘 저녁메뉴는 콩나물 불고기

 

어제 저녁 문득 생각난 메뉴.

콩나물이랑 고기 잔뜩 구입했는데 2명이서 먹기엔 양이 많다.

 

고기, 콩나물 300그람 정도라도 두명이서 먹기엔 많을수 있다.

 

제일 아래쪽에 콩나물, 그 위에 대패삼겹살, 제일 위에 양파, 대파, 버섯 등등

본인이 좋아하는 재료를 올리되 콩나물,대패삼겹살만큼 빨리 익힐수 있는 야채라면 좋다.

 

나는 마늘을 편으로 썰어서 넣었다.

 

양념장: 고추장,간장,마늘, 설탕, 고추가루 숟가락으로 2개씩

너무 되직해질수 있으니 고주가루는 반만 넣고,

단맛에 약하다면 설탕도 절반만.

 

 

 

 

 

한냄비 수북했지만 완성되면 절반으로 줄어든다.

없어도 콩나물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걱정없다.

너무 센불이라면 콩나물 탈수 있으니 조심 !

 

 

 

 

 

빨간집을 지었던 이들은 바람을 맞으며 오랜 산책을 즐기는듯 했다.

 

화장실을 다녀오며 광양 여수 불빛에 취해본다.

 

이순신대교가 지난번에도 있었니, 없었니 하며 바람을 맞는다.

 

여름엔 늘 해무로 인해 아침,저녁 할것없이 풍경을 보기 힘들었는데,

겨울바람 때문인지 180도 온통 바다이다.

삼천포, 남해, 여수까지 한눈에 쫙 !

 

 

야경은 여수방향이 좋고,

가슴이 확 틔이는건 삼천포,남해 방향이다.

 

 

 

 

기상청 바람예보가 딱 맞는듯,

간밤엔 바람이 많이 불었다.

 

 

 

 

 

일출을 보자며, 한사람이 자고 있으면 서로 깨워주기로 한다.

 

아침 7시에 일어나보니 해가 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해 뜨는 방향이 이쪽이 아닌가보다.

 

산뒤에서 해가 떠오르길 바래보며 찬바람을 맞으며 잠을 깨본다.

빨간색 집을 지었던 이들은 일찍 철수를 재촉한다.

 

늦은시간 도착했는지 얼어나보니 텐트 한동이 더 있다.

 

7시 30분이 지나도 회색빛은 나아질 기미가 안보여 아침을 먹고는 철수 하기로 한다.

 

 

 

 

 

어제 먹다 남은 콩나물불고기는 데워서 밥에 비벼먹고,

구워서 김치랑 먹는다.

 

별다를것 없는 아침은 햄으로 인해 늘 즐겁다.

 

 

 

 

 

 

나는야 천하무적

 

콘히터에 16각까지 부러울게 없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싶어 스티거 2개 모두 난로에 붙힌다.

화력발전소 방향으로 퐈이야 ~~

 

 

 

 

 

가슴이 확 틔이는건 여수방향보다는 삼천포방향이 더 맘에 든다.

3월쯤에는 각산 케이블카도 완성된다고 하니 또 놀러와야지 ~~

 

 

 

 

 

패킹이 잘못 되었나보다.

75리터 가방을 끝까지 다 풀었다.

 

이번에는 잃어버리지 않으리라.

브로맷난로 꼭 쥐고 집으로 향하려다가,

 

혹시나 장날인가 싶어 진교시장에 들렀더니,

오늘은 장날이 아니란다.

 

오늘은 적재함 따윈 없다.

친구가 코란도도 가지고 왔고,

집으로 곧장 간다.

 

 

 

 

 

 

 

 

 

 

비수기인가... 사람이 아무도 없다.

 

금오산 임도엔 다행히 눈 하나 없었고, 빙판길도 없다.

 

1그램의 스트레스마저 바닷바람에 훅 하고는 날리고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