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거림에서 중산리까지 걷다

2015. 6. 8. 17:52여 행

 6월 첫째주 지리산 소식 전해드려요.

 

도시의 6월은 여름이지만, 지리산의 6월은 봄 진행중.

꼭 꽃이 있어야 봄이 아니듯, 지리산의 봄은 연두빛을 휘감았다.

세석 철쭉은 졌지만 한두송이 철쭉을 드문드문 볼수 있고,

세석대피소 부근에는 붉은병꽃을 많이 볼수 있다.

거림 - 세석구간이 조금 한산하다면, 장터목 - 천왕봉코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거림 -> 세석 -> 장터목대피소 1박 -> 천왕봉 -> 중산리 하산합니다.

 

 

 

 

지리산의 6월을 같이 걸어볼까요?

 

 

 

 

 

거림에서 세석대피소 구간은 햇빛이 많이 들지 않아

모자, 쿨토시, 선글라스 죄다 가방에 넣었어요.

꽃향기 풍겨오는 거림에서 지리산여행 시작힙니다.

 

6월 거림 초입부분에는 때죽나무 꽃이 떨어져 그윽한 향을 내고 있어요.

심호흡 한번 하고 가세요. 

때죽나무 꽃이름을 몰랐는데 '내가 쉼쉬는 공간의 아름다움' 티스토리 블로그 '파르르'님이 이름을 알려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한여름계곡 물줄기만큼 우렁차진 않지만 귀가 줄거울만큼 충분히 거림은 나를 환대한다.

 

 

 

 

 

1km남짓 2km정도는 싸복싸복 오르막이에요.

쉬엄쉬엄 걸으면 좋아요.

 

 

 

 

 

나무다리 여러개 지나고, 1400고지 마지막다리 지나기 전부터는 아주 편한 길이에요.

 

 

 

 

 

1400고지 부근. 작은 물줄기 소리마저 반가운 지리산.

 

 

 

 

 

함박꽃일까요?

연꽃을 닮은 이 아이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어요.

이름을 알고 싶어요.

 

 

 

 

 

한줄기 늘어진 나무에서는 꽃봉오리가 여러개 달렸어요.

철쭉이 져버린 세석에는 느림보 꽃나무가 피어나고 있어요.

 

 

 

 

 

거림에서 세석으로 오르는 숲길은 다 좋지만

세석으로 가는 마지막 500m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견해를 가져봅니다.

길이 너무 편하구요 ^^

꽃은 졌지만 철쭉터널이 끝없는 그늘을 만들고 있어요.

 

 

 

 

 

거림 세석구간의 숲터널은 이정도가 기본.

계곡의 바람을 실어 살짝 불어올때면 냉기가 훅 ~

 

 

 

 

 

붉은병꽃이 피어있는 세석대피소

 

 

 

 

붉은병꽃이 피어있는 세석대피소

 

 

 

 

 

세석의 동의나물

 

붉은병곷, 동의나물 같은 이름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데요^^

세석평전 습지에 꽃이름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세요.

 

 

 

 

세석 -> 장터목대피소로 갑니다.

장터목까지 가야하지만, 시간이 많이 남아서 세석에서 놀았더니

여기는 반팔 입고는 춥네요 추워.

자켓을 꺼내입을까 하다가 걸으면서 열을 내려고 장터목으로 고고씽 ~

햇빛으로만 나오면 땡벝.... 완전 여름이에요.

 

세석대피소 약수터에서 물 보충하는거 잊지 마세요. 

 

 

 

 

 

 

6월, 세석 그리고 붉은병꽃

철쭉이 진 세석에는 붉은병꽃이 활짝 피었어요.

 

 

 

 

 

요기서 위쪽으로 가면 한신계곡 ~~

저는 장터목대피소 방향으로 갑니다.

 

 

 

 

 

귀 기울이면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릴거 같아요.

솜사탕처럼 아름다웠을 세석의 철쭉은 상상만하며 장터목으로 고고씽 ~

 

 

 

 

 

 

세석평전 습지

노란색 동의나물, 하얀색 왜갓냉이가 피어나고 있어요.

 

 

 

 

 

 

 

바람이 씽씽 불때만 왔던 촛대봉

요기서도 일몰과 일출을 볼수 있다지요.

세석에서 자게 된다면 도전 !!!!!!

 

 

 

 

 

천왕봉방향 날씨가 요상하네요.

촛대봉까지는 대낮인데 천왕봉방향은 .....

한숨돌리고 장터목방향으로 갑니다.

 

 

 

 

 

붉은병꽃이 있어 더 수월한 촛대봉 -> 장터목대피소 방향

 

 

 

 

 

보이시나요?

제일 왼쪽 희미하게 보이는 나무가 철쭉이네요.

온전하게 한그루 남아 있네요.

힘이여 솟아라. 장터목방향으로 갑니다.

 

 

 

 

 

지리산의 푸르름속에 한두그루, 한두송이 드문드문 피어 있는 철쭉.

철쭉이 다 졌다고 생각했을때 잠시 나타나 베시시 웃는 여인네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는 지금 지리산을 걷고 있어요.

 

 

 

 

 

다리를 쭉 뻗어서 올라야 하는 바위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장터목이 가까워지고 있어요.

 

 

 

 

 

거리 오류난것은 새로 수정했나바요.

하얗게 새 옷을 입었네요. 웬지 거리가 더 줄어든 느낌이랄까요 ^^

 

 

 

 

 

연하봉을 바라보며.

이곳에서 20분정도 있었던거 같아요.

저는 이곳에서 섬을 보고 있었던거 같아요.

늘 목마른 소매물도.

소매물도 한번 검색해보세요. 연하봉과 웬지 느낌이 비슷하지 않나요?

나에게 늘 일등은 제석봉인데 제석봉보다 이곳이 더 좋아지면 어떻하죠 ^^

 

 

 

 

 

지리산 연하봉을 바라보며.

 

 

 

 

 

바위들이 일어나 움직일것만 같은 연하봉으로 걸어가고 있어요.

 

 

 

 

 

연하봉에서 뒤돌아보며.

 

 

 

 

 

연하봉에서 뒤돌아보며. 2015년 2월.

 

 

 

 

 

촛대봉을 지나면서부터 날씨가 요사스러웠다.

구름은 바위를 타고넘고, 해가 나기를 여러번.

역쉬 지리산다운 날씨이다.

 

 

 

 

 

 

 

 연하봉은 반대편바위에서 바라보는게 더 멋져요.

시간적인 여유 되신다면 요기서도 조기서도 잠시 쉬어 가세요.

 

 

 

 

 

방금 지나온 연하봉과 비슷한 풍경이에요.

안그래도 세석에서 장터목으로 향하면서

제석봉에서 천왕봉 오르던 길이 자꾸 생각나서 헷갈렷네요.

웬지 익숙하지만 다른 느낌의 지리산.

 

 

 

 

 

연하봉을 넘다보니 구름이 스물스물 밀려오더니만

연하봉을 지나고나니 구름이 휙힉 몰려오네요.

지리산다운 날씨에 박수를!!!

 

 

 

 

 

일출봉을 지나면 이제 내리막길 시작

 

 

 

 

 

붉은병꽃이 피어 있어 더 재밌는 장터목대피소 가는길.

 

 

 

 

 

사과나무에 찔레꽃이 달린듯한 이 나무의 이름이 무척이나 궁금하지만

장터목대피소 입구에서 지키던 국공님게 물어바도 대답을 들을수 없었네요.

알고싶다. 너의 이름.

 

 

 

 

 

구름으로 덮힐듯한 장터목대피소

구름이 조금씩 밀려오더니 장터목은 금새 구름속에 갇혔다.

 

 

 

 

 

자리배정 받고 물뜨러 갑니다.

해가 나다가도 금새 구름이 몰려오는

가을 남정네 마음같은 지리산 날씨랍니다.

 

 

 

 

 

오늘 저녁메뉴 소개합니다.

야채를 넣은 돼지고기 양념볶음

데친 줄줄이비엔나

조미료 팍팍든 어묵스프로 간을한 오뎅탕

머위 + 마늘쫑 장아찌

 

 

 

 

 

어제 저녁에 양념에 재워서 냉동실에 꽁꽁 얼린 돼지고기 ~

마늘을 듬뿍 넣어 누린내 제로

하지만 나는 아침에 화장실에 세번이나 간걸로 바서는 괘기가 상한게 분명하다.

참 맛있게 먹었는데 여름 괘기를 어떻게 간수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미리 칼집을 넣어 왔더니

뽕뽕 잘 데쳐지고 있어요.

근데 맛이 왜 이렇죠....

먼가 맛이 이상해.....

괘기의 맛이 부족하다고나 할까요 ^^

데친 비엔나는 손으로 집어 먹는게 최고.

 

 

 

 

 

잘라온 어묵을 넣고 물이 팔팔 끓으며 어묵스프 투하

수제어묵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맛나네요.

어묵스프 과다투하해서 이날 물 엄청 먹었어요.

항상 스프는 조심조심 ^^

 

 

 

 

 

장터목대피소는 구름에 휩싸였어요.

밥 먹다말고 몇번을 나가바도 온통 구름천지.

바람 씽씽 맞으면서 나름 일몰느낌 나게.

 

 

 

 

 

새벽 5시 장터목대피소 취사장 풍경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새벽 3시 기상.

천왕봉에 갔다 올까 생각도 했지만

6월의 지리산은 너무도 춥다.

자켓하나로는 택도 없다.

얼마나 걸어야 땀이나고 자켓을 벗을수 있을지 ^^

 

 

이렇게 새벽3시부터 7시까지 자다 깨다가를 반복하다가 결국 기상.

저는 지금 친구를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 친구가 산악마라톤 참가중이에요.

친구가 장터목을 지나가면 저도 잽싸게 하산할거에요.

근데 친구가 오지 않아요.

 

 

 

 

 

오전 10시가 다 되어서 땡벝 맞으면 제석봉으로 출발합니다.

 

바람이 불어서인지 아침 7시 ~ 8시까지도 추웠어요.

영상 10도지만 이넘의 바람때문에^^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구간은 완전 오르막.

얼마 안되는 오르막만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불지만

오르막은 몇걸음 안되어서 목이 타들어간다.

 

 

 

 

 

남는게 사진이라면서 젊은이들의 재잘거림이 제석봉을 채운다.

반면 제석봉에서 잠시 벗어나 혼자서 즐기는 이들도 있다.

제석봉 바람한줄기 그대 마음에 스크래치 하나 남길수 있다면

제석봉을 즐김에 어떠한 방법이라도 좋다.

 

 

 

 

 

지리산 제석봉입니다.

고사목이 운치를 더하지만 고사목도 죽어서 천년은 아닌듯

자꾸만 키높이가 낮아지네요.

 

 

 

 

 

천왕봉까지 안가신다면 아침에 요기서 일출을 보셔도 좋아요.

제석봉 세찬 바람 주의 요망.

 

 

 

 

 

제석봉 -> 천왕봉 방향

 

 

 

 

 

제석봉을 지나온 아쉬운 마음을 알았을까요.

키다리아저씨 마냥 굽어보고 있네요.

지리산 제석봉 고사목은 이정도가 기본.

 

 

 

 

 

제석봉 -> 장터목 방향

 

 

 

 

 

사과나무 + 찔레꽃 같은 나무를 다시 맛났어요.

찔레꽃같은 향기가 나요.

향긋한만큼 햇볕은 따가워요.

모자 준비하세요.

 

 

 

 

 

겨울눈이 왔다면 표지판 목만 빼고는 다 덮혔을텐데

지리산의 6월은 봄에서 여름으로 행진중이네요.

 

 

 

 

 

이제부터는 길이 좁고 바위,돌, 철계단이 나와요.

길이 좁으니 조심하셔야 해요.

그래도 먼저 양보하실꺼죠?

그대는 지리산을 걷고 있으니까요.

 

 

 

 

 

지리산 통천문 앞에서는 나란히 나란히

원래 좁은 바위와 철계단이라 나란히 걷는게 맞기는 한데

좁디 좁은 철계단에서 웬 인증샷

아니되오.

이렇게 긴줄을 보고도 인증샷 나빠요.

 

 

 

 

 

천왕봉 방향 -> 제석봉방향 뒤돌아보며.

인증샷 무리는 올라갔고

술기운의 아재들은 내려갔고

호젓하니 좋네요.

 

 

 

 

 

저승사자처럼 뒤쫓는 친구가 없어서 느긋하게 걸은 탓인지

아니면 몇번 와밨다고 뒤돌아바서인지

내가 걸어온 길이 보인다.

바위를 지나 제석봉 그 아래가 장터목 ^^ 지금 아는척중입니다 ^^

아주 조금씩 지리산을 알아가고 있어요.

 

 

 

 

 

길이라고 말하기엔 무색한 바위 덩어리를 지나 천왕봉을 오르자면

말로 나를 삼킬듯한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우측,좌측 상관없이

쏟아져나오는 풍경을 견뎌내야 한다.

배려는 나이와 상관없이 때로는 엉망진창이다.

정해진 시간이 있어 그렇겠지만 서로 다칠까 염려된다.

 

 

 

 

 

천왕봉을 코앞에 두고 -> 제석봉 바라보며.

코앞에 있는 천왕봉보다 지나온 제석봉의 아쉬움이 크다.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울며 울며 ~ 노래가사가 절로 나온다 ^^

 

 

 

 

 

지리산 천왕봉의 6월 철쭉

한그루라서 모두가 탐하는것 같다.

철쭉의 아름다움을 흠치듯 한장 촬칵.

 

 

 

 

 

아직도 나는 천왕봉을 코앞에 두고 걷고 있어요.

한사람이 바위에 오르니, 한사람이 더 오르고

두사람 세사람 깔깔깔깔

목은 타들어가시만 여인네들의 웃음소리가 바람결에 실려온다.

 

 

 

 

 

 

왼쪽: 천왕봉 / 오른쪽: 제석봉

 

 

 

 천왕봉 정상석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긴줄이 만들어지고

위험하고

줄을 서라는 외침이 이어지고

저는 바로 하산합니다.

위험하니 다들 조심히 촬영하세요.

 

 

 

 

 

 

5.4km 내리막길

으악 ~ 내 도가니 어떻하지.....

나무계단, 돌계단, 철계단 할것없이 죄다 나타날거에요.

 

 

 

 

 

200m 500m 700m

중산리에서 오르자면 이런 표지판이 때로는 독이 된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는 이 오르막을, 저는 내려갑니다.

 

 

 

 

 

경사가 심하고 길이 좁은 곳은 여지없이 나란히 나란히

내려가는것도 당연히 힘이 들지만

오르는 이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좁은 계단에서 너무 양보했나요^^ 끝없이 올라오시는데요.

 

천왕샘에 물이 없어요.

물을 준비해 오세요.

 

 

 

 

 

 

 

개선문부근은 살짝 한산한 편이에요.

개선문 위쪽이 폭퐁계단 집합소라서 그런가바요.

 

 

 

 

 

로타리대피소 약수터에서 물보충도 하고

긴급 물이 필요하신분께 덜어도 드리고

내 물은 언제 뜨지 ^^

 

로타리대피소 약수터에도 물줄기가 작아요.

있는물 버리지 마시고, 보충하는게 진리.

500미리 한통 뜨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로타리대피소 아래에서 천왕봉 바라보며.

 

 

 

 

 

천왕봉 아래 천왕샘에는 물이 없어요.

법계사약수터에도 물이 졸졸 나와요.

장터목, 세석대피소 주변 약수터의 수량은 그나마 나은 편이에요.

날씨가 많이 더우니 물을 넉넉히 챙겨가세요.

 

 

모자,선글라스,냉스카프,쿨토시 죄다 챙기시면 좋아요.

말을 아끼세요. 많은 말에는 물과 체력방전이 동반됩니다.

 

 

마산 -> 진주 1시간

진주 -> 중산리 -> 거림 1시간 20분

거림 -> 세석대피소 6km 3시간 40분

세석대피소 -> 장터목대피소 3.4km 2시간 50분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 중산리 7.1km 4시간 50분

 

진주 -> 거림 오전 9:05 탑승, 카드결재가능

중산리 -> 진주 19:00 탑승, 현금만 가능

 

장터목대피소에서 일박했기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리게 걸은 시간이므로

저보다 휠씬 빨리 걸을수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꽃향기가 진동하는 거림

시원한 숲터널의 1400고지

붉은병꽃이 피는 세석

바람 잔잔한 촛대봉

소매물도 닮은 연화봉

오물통마저 정겨운 장터목

연화봉에 조금씩 밀리는 제석봉

나란히 나란히 천왕봉

끝없는 내리막 중산리

 

징글징글한 애증의 지리산

그대가 무엇을 상상하더라도  그이상을 보여주는 지리산으로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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