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1박하기

2009. 12. 16. 21:30여 행



오늘의 할일 : 집을 출발해서 중산리 도착 ~ 중산리에서 장터목대피소 오르기


토요일 오전 7시 출발
경남 마산 -> 진주에 도착 / 1시간 / 4,200원
경남 진주 09:05 출발 -> 중산리 도착 / 1시간 10분 소요 / 5,100원

중산리 버스 주차장 -> 중산리 매표소 / 걸어서 30분
중산리 매표소 오전 11:30 -> 장터목대피소 오후 4:00

한겨울이던 1~2월에 오르던 때와 달리,
눈이 없어 더 힘겨울 거라고 예상했던대로,
장터목대피소 아래 1키로 지점의 오르막 돌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차라리 눈이 쌓여 아이젠을 신고 오를수 있는 1월이나 2월이 더 좋아라






토요일 오전 8시가 넘은 시각. 진주성이 보이는 남강변
간혼 운동을 하는 시민들 외에 강변은 쐐 ~ 하니 춥다






월급날 사두었던 3키로짜리 김치만두가 오늘 아침 식사이다
간장이 없어도 짭쪼롬하니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니 더 맛있다
이때 먹은 만두 몇개가 지리산을 오르는 내내 소화가 안되서,
되새김질 하듯 속에서 만두냄새가 올라오는듯 곤혹스러웠다
산을 오를때 만두는 피하시기를 바래요 ~





중산리 버스주차장에 내리면 건너편에 민박집 간판 위에 -> 등산로 천왕봉 이라는 안내판을 볼수 있다
도로를 따라가면 빙 둘러야 하고, 표지판을 따라 가야 조금이라도 가깝게 도로랑 만날수 있다
중산교회를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안사도 되니 감귤빛 곶감을 시식해보라고 한다
가뿐 숨을 내몰며 먹는 곶감은 꿀보다도 더 달아서 산에 가지 않고,
곶감만 먹다가 집에 가고 싶은 맘이 49%쯤 들게 한다
이제부터 오르막길을 20~30분 무조건 걸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5시간 후 나는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게 된다





 

장터목대피소를 1키로 남겨 놓고는 완전 오르막이다
눈이라도 있으면 덜 심심하련만, 산을 오르는 이도 내려가는 이도 없다
눈이 없다보니, 돌계단을 오를때마다 무릎이 아파온다
돌계단을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무조건 싫다

식수장 표지판이 나오면 장터목대피소가 멀지 않았다는 증거다
식사중 표지판 하나를 지났다
이쯤 되면 잠시 쉬며 귀를 기울려야 한다. 장터목대피소의 발전기 소리가 들려 오나 안오나 들어바야 한다
발전기 소리는 커녕 휑한 바람소리만 들린다. 그 사이의 다행히도 한무리의 사람들이 내려갔고
두명이 내 뒤를 따라 오다가 금새 나를 지나쳐 갔다
두번째 식수장 표지판을 지났다
또 귀를 기울인다 ..... 올레 ~ 장터목대피소 발전기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돌계단이 보이고, 발전기 건물이 보인다
이쯤 되면 돌계단을 오르던 무릎의 통증은 온다간데 없고, 임시 식수장에서 뜬 물 한병으로 목을 축이는 여유도 부려본다


밋밋하던 오후 나절의 장터목을 구름이 넘나 들더니,
넘어 가던 해가 못내 아쉬웠던지 붉음을 조금이라도 더 발해 보려 하지만 구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취사장에서 저녁거리를 만들다 말고 뛰어 나왔지만, 카메라를 켜는 사이 금새 색이 변하고 말았다
그 붉음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후회도 잠시 배가 너무 고프다. 어서 찌개를 끓어야 한다 일념으로 장터목대피소 취사장으로 다시 향한다






음식이 늘 남아서 이번에는 조금만 준비한다고 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음식은 남았다
배낭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먹어 치우리라는 마음만 앞선다

생수 한병 + 김치 + 참치 + 다진마늘, 양파, 햄 + 라면을 넣으면 찌개 하나가 뚝딱 완성 된다
김치에 간이 되어 있어서 라면 스프는 안넣어도 되고, 싱겁다 싶으면 소량의 라면스프를 넣으면 된다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밥을 먹고 술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점심을 굶은 탓인지 배가 부르도록 먹고 나니 술을 마실 기운도 여력도 없다
찌개 + 햄 + 만두를 넣고 다시 끓으면 술안주 국물 완성

뒤에서 밥을 하던 고등학생에세 나무젓가락 하나를 빌려 줬더니, 배추에 삼겹살 두점이 얹어 왔다
나도 참치찌개 통에 만두 2개를 담아서 건넨다
어차피 다 못먹을 바에야 나눠 먹는게 서로 좋다

장터목피대소는 취시장, 잠자리 모두
저녁 8시면 불을 끈다
어떻게 8시에 잘수 있어 ? 라고 반문하지 마라
지친 육신은 8시가 되기도 전에 잠들기도 한다 

가져온 엽서도 써야하고, 칼바람 소리도 들어야 하는데 몸이 천근만근이다
임시적으로 대여하고 있다는 깔깨를 깔고, 모포를 덮고 곤히 잠들었지만,
빵빵한 라디에터 열기에 모포를 밀어 제치고, 배가지 휜히 겆고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술기운과 피로로 인한 코골이로 타인에게 분명 피해를 준것 같아 심히 미안한 마음 가져본다
새벽녘 내 옆자리에서 떠났던 여인네는 아침이 되도록 옆자리로 돌아 오지 않았다

열이 난다. 설마 신종플루는 아니겠지?
자고 나면 괜찮을거야
새벽 4시
밀쳤던 모포를 다시 덮고 아침까지 푹 잣다



지리산에서 잘수 있는 방법은 대피소를 예약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지리산 국립공원 http://jiri.knps.or.kr/
회원가입 - 공원탐방 - 시설예약
대피소, 캐빈은 시설이용일로부터 15일전 오전10시(한국표준시 기준) 정각부터
1일전 오전 10시까지 예약이 가능, 신청자 1인당 하루 1동(대피소는 4명 이내)
예약후 12시간 이내에 결제를 해야하면, 일몰전까지 도착해야 예약이 유효하다
성수기 (4~5월, 7~8월 10~11월) 8천원, 비수기 7천원

겨울철 장터목대피소는 오후 5시부터 자리배정을 하며, 6시부터 모포를 받아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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