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암 가는 길

2008. 12. 6. 09:44여 행







나는 해인사가 처음이었고
친구 L은 최근 읽은 책 탓인지
암자이야기를 가끔 하곤 했다

둘이가더라도 혼자인듯 다니는 여행에 익숙했던 터라
여행은 쉽게 결정되었다
나는 해인사를 친구 L은 암자를 택했다

해인사 두번째 화장실쯤해서 차도를 지나 오른쪽으로 난 길로 걷기 시작했다
전날 해인사에서 지도를 한장 얻어 둔터라, 표지판은 없었지만 길을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지족암 400미터



 

의외로 길은 순탄하게 시작되었고
아름드리 나무들로 인해 햇살보다는 그늘이 많아 어깨가 절로 좁아지는 아침이다





그렇지 ...
어딜가나 부도탑이 빠질수 없다
세월의 흔적을 대변하듯 부도탑은 그 외관만으로도 세월을 짐작케 한다
이 부도탑을 만나기전 계곡 건너편 아래에 3개의 부도탑이 더 있다
햇살이 잘 드는 좋은 자리에 말이다






평평해서 좋지만, 시멘트 길이다 보니 조금 재미가 없다
가끔 차들이 슝 ~ 하고 지나간다
얼마나 올랐을까 ...
지족암 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지족암 가는 길에 접어들어 10분쯤 걸어온듯 하다



 

오르막길을 다시 10분쯤 걸어왔고, 숨이 차다
앞에도 보니 오르막이다
경북 청량산의 청량사를 오를때 보았던 그 오르막을 본 마냥
어떻게 오르지 .. 하며 가슴이 철렁 거린다
그래도 지족암 이라고 씌여진 아래 작은 웃음모양 을 보며 힘을 내본다
숨이 차고 힘들다가도, 웃음모양의 재치에 그만 폭소가 나올거 같다

이쯤이면 기도를 하는 '희랑대'라는 곳을 지나게 된다
지족암을 향하다가 국일암 다음으로 보이는 건물이 희랑대인데
희랑대에서 조금 더 올라가야 지족암이다






백련암으로 갈라지는 길도 지나쳤고
희랑대를 지나왔다
이제 곧 지족암이다
포장길 끝 왼쪽이 나 있는 계단을 올라도 되고
오른쪽 차도를 따라 절 끝에서 올라도 된다

사람이 죽으면 무덤을
스님이 죽으면 부도탑을
하지만 때로는 세상의 마지막 남은 한줌의 몸을
자신이 머물렀던 암자 가는길에 뿌리는 이들도 있다
친구 L은 그 기운이 어마어마 할거라며 .... 설레이는듯한 표정이었다
우리는 말이 없었고 다른 생각으로 암자로 향하고 있었다


지족암에는 3~4그루의 감나무가 있고
빨간 감 4개가 놓여진 정자가 2개
그 정자에서 바라보니 가야산 줄기가 펼쳐지고
덕유산이나 한라산,태백산에서 볼 수 있는 고목도 한그루 있더이다


문득 뒤돌아 보면 옛스님이 돌아와
이보게, 차 한잔 하고 가게 ... 라며
부를듯하여 한참을 절집마당에 서서 
먼 산줄기만 바라보다 뒤돌아 선다
- 해인사 지족암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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