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로 뒤덮힌 무학산

2017. 4. 12. 17:11여 행

4월의 봄이 어디메쯤 왔는지 물어오면 무학산쯤 왔다고 전해주오.


벚꽃 흩날리던 일요일 봄맞으러 무학산에 오른다.


흐린 일요일 반팔에 팔토시만 했더니 모두들 이상하게 쳐다본다.

그도 그럴것이 흐린날씨에 바람이 불어 다들 자켓까지 갖춰 입은 탓이다.


오늘은 무학산을 가장 빨리 오르는 걱정바위(팔각정)코스로 올라 관해정으로 내려온다.

걱정바위코스는 짧은 대신에 격한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 단점이 있다.

물론 서마지기까지 365개 계단 또한 봄이 주는 덤이다.


서마지기는 무학산중 진달래를 가장 많이 볼수 있는 가장 넓은 터이다.

오늘따라 이렇게 주절주절 얘기를 늘어 놓는 이유는...


무학폭포에서 걱장바위로 향하는 오르막은 가장 어려울수 있는 구간인데, 타지에선 온 많은 이들이 이 구간에서 서마지기의 진달래를 못보고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3번정도 열명 되지 않는 이들에게 내가 이곳에 살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심한 사투리를 써가며, 서마지기까지 왜 올라야 하는지를 열심히 설명한다.


이렇게 힘든 오르막을 올라놓고 서마지기를 가지 않는다면 무학산의 진달래가 얼마나 많았는지 당연히 모를 것이고, 무학산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절반만 보고 가는게 되는 것이다.

서마지기 가기전에 물론 365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그 계단을 올라야 얼마나 많은 진달래가 있는지를 설명하고 또 설명한다.

저분들이 다음에 또 무학산을 온다면냐 무학산을 절반쯤 오르건 말건 상관이 없지만, 내년에 또 온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그러니 목이 타들어가는 오르막에서도 가픈 숨을 몰아쉬며 넉살을 떠는 이유이다. 

 




무학산 진달래 구경하기에 부족함 없이 피었지만, 다가오는 4월 15일이면 더 많이 필거에요.





무학산이 좋은 이유는 바다때문이다.

진달래가 피고 바다가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무학산의 여러코스 중 학봉코스는 정면에 보이는 학봉을 넘고 다시 중봉을 넘어야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을 탈수있어 나 같은 체력이 약한 사람은 금새 지쳐 정상까지 못갈수도 있다.

물론 정면에 보이는 학봉까지만 가더라도, 가는 도중에라도 진달래터널과 바다는 만날수 있다.


지금 내가 서 있는곳은 관해정코스이다.

학봉코스와 마주보고 있지만 이렇게 시야가 틔이는 곳에서만 바다를 볼수 있지만, 진달래터널을 계 ~ 속 만날수 있다.

대신에 관해정코스는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걱장바위코스. 걱정바위 아래의 오르막이 힘들고, 365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장 빨리 무학산을 만날수 있다.


학봉코스만이 유일하게 365개처럼 긴 계단이 없는 구간이고, 걱정바위코스가 계단이 제일 많은 코스이다.





원래 계획은 학봉을 넘어 정상으로 가기엔 나의 체력이 될것 같지 않아, 중봉만 넘어 정상에서 서마지기로 내려올려고 했는데... 무학산 초입에서 중봉가는 길을 알수가 없다.


걱정바위 코스는 오른쪽에 보이는 나무다리를 지나 오르면 되는데, 중봉에 가기위해 왼쪽방향으로 들어섯다.

길은 좋았지만 다니는 사람이 없어 중봉에 가지 않고, 걱정바위코스로 다시 합류하여 오르기로 한다.


걱정바위코스는 사람이 많이 다니고 확실한 길이 있어 헷갈린 염려는 없다.



걱정바위 코스로 올라가요.

 




흐린날씨라 다들 자켓을 입었지만 나는 반팔에 팔토시만 했는데도 땀이 흐른다.

중간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먹고 가자.


무학산은 건천이라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다가, 비가 온 다음날이면 오늘처럼 콸콸 흐르는 계곡을 만날수 있다.





무학폭포 갈림길에서 걱정바위로 향하는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무학산은 계단이 많기도 하지만 걱장바위 아래 오르막이 가장 힘든 구간이다. 




걱정바위에 있는 정자가 공사중이다.

진달래철이라 사람이 제일 많은 시기에 공사라니... 아쉽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학봉과 바다풍경은 어마어마한데....





진달래가 드문드문 피어 있는 길을 지나 365개의 계단을 오르면 서마지기 도착.

















정상엔 언제나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서마지기에서 모두들 점심을 먹는다.
서마지기에서 다시 계단 365개를 더 올라야 정상석을 만날수 있다.
계단마다 ?월 ?일 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어 방문한날짜, 자신의 생일을 찾는 여유로운 이들도 가끔 있다.

365개의 계단을 2번이나 올라야 하니 무학산의 계단은 많이 부담스러울수 밖에 없다.
정상엔 계단을 이겨낸 자만이 누릴수 있는 바다가 있다.
날씨 맑은 날엔 풍경이 캬 ~ 기가 먹힌다.























4월 9일 방문했을땐 정상에 가까울수록 꽃망울도 많았다.

하지만 주중에 비가 한번 왔고 한낮의 기온이 많이 포근하니 이번 주말 기대해도 좋아요.





정상부근 꽃망울들 사이에서 활짝 핀 청개구리 진달래 발견






4월 9일엔 온세상이 뿌옇다. 조망이 좋지 않았지만 바다가 안보이는건 아니다.


바람 안부는곳도 많은데 무학산이 처음인지 이렇게 추운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보시게 ~ 바람 안부는 나무아래로 피하시게

차가운 바람에 손가락 동상걸릴지도 모른다.


정상석 아래 벚꽃나무 한그루는 아직 꽃망울이 한창이다.




정성석 아래 지도가 바뀌었다.

학의 모습을 닮아 무학산 이랍니다.





서마지기에서 바라본 정상방향













서마지기에서 관해정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커다랗게 난 길이 있어요.

밖에선 안보이지만 길따라오면 정자가 하나 있어요.

그 부근엔 바람이 들지 않는 장소가 많답니다.





친구가 찜해둔 소나무아래 바람 들지 않는 장소엔 이미 사람이 있었고, 다져진 풀위에 벌러덩 눕는다.

흐린 날씨라 준비한 타프도 필요없어 준비한 음식을 꺼내곤 늦은 점심을 먹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가 반짝반짝

눈이 심하게 부셔 점심을 먹다말곤 타프를 설치한다.

친구는 타프설치 요령을 두번씩이나 설명하지만 혼자서 타프 설치는 여전히 내겐 어렵다.


암튼 타프가 있어 즐겁고 느긋한 시간을 보낸다.





오늘 점심메뉴는 친구가 준비한 숭어도시락

마산어시장에선 숭어 1키로 도시락 한개에 만원~만몇천원 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키로에 만원이지만 커다란 숭어는 일이천원 더 지불하면 된다.

초장, 된장, 상추 전부 개당 천원정도면 횟집에서 같이 구입할수 있다.


숭어를 위해 친구는 위아래 얼음까지 재워 산을 올라왔다.

덕분에 쫄깃쫄깃한 숭어를 먹게 생겼다.





숭어 먹다가 남으면 김밥위에 숭어 올리고 초장 바르면 숭어김밥 완성

이상할거 같죠? 맛있어요




남해에서 사가지고 온 독일맥주




냉동실에 꽝꽝 얼렸더니 살얼음 동동

지금 이순간 부러운건 아무것도 없다


큰사이즈 얼린 맥주 두캔, 병소주 두병 합친것보다 카메라가 더 무겁다는 슬픈 현실



관해정코스로 내려갑니다




















진달래, 진달래꽃이 아니라 진달래나무라고 불러야할 이유를 관해정코스를 걸어보면 알게 된다.

사람보다 크고 굵고 수없이 군락을 이룬 비밀의 화원을 만날수 있다.





벚꽃이 눈처럼 내리던 4월 9일 나는 무학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