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8. 13:21ㆍ여 행
가을걷이 절반쯤 하고보니 하루도 못쉰지 한달이 되어 가고 있다.
나머지 가을걷이를 마져 하려면 휴식이 필요하다.
11월 중순 이맘때의 거제가 생각난다.
오래전 늦도록 가을을 보여주던 거제자연휴양림을 검색해보니
다행히도 금요일 딱 하나 남은 집을 예약한다
비수기엔 5만원이지만, 금요일은 주말이라 성수기 요금인 7만원 이란다.
5만원인줄 알고 좋아했는데 ^^
금요일 퇴근후 거제에 도착하니 깜깜한 밤이다.
늦어지면 매표소에 사람이 없으니 관리사무소로 바로 오라는 전화를 거제자연휴양림에서 해온다.
가을이 몹시도 고팠지만 가을걷이가 우선이라 시간을 낼수 없었다.
거제자연휴양림 숲속의집
11월 중순이지만 쌀쌀한 날씨에 굴이 출하되는 시기이다.
굴 한팩이 오늘의 메인메뉴
딱히 요리할것 없이 헹궈서 체에 받이면 끝.
비리지 않니? 라고 물으니
친구는 굴은 원래 비리지... 라고 답한다^^
우리집보다 더 뜨끈한 방에서 술을 마시니 술기운이 올라온다.
순천자연휴양림엔 예쁜 소주잔이 있었는데, 거제는 국유림이 아니라 거제시에서 관리하는 것이라 그런지 소주잔은 없었다.
이런 얄궂은 얘기로 굴을 다 먹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밖을 내다보며 아직은 가을인지 겨울인지 모르는 밤을 달린다.
육수를 내어 끓인 순두부에 집간장 조금이면 간이 딱 맞았는데, 육수가 아닌 맹물로 끓여서인지 아무리 간을 해도 맹물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수 없지만 계란까지 넣어 순두부 모양을 갖춘다.
나는 분명 언양불고기를 사가지고 왔건만, 똥끌똥끌한 저 아이가 정녕 내가 구입한 불고기란 말인가?
젖가락도 필요없이 숟가락으로 떠먹어야겠다.
오늘은 물컵이 소주잔 대신이다.
저녁내내 있어도 방음이 너무 잘되서 가까운 옆집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바람이 많이 불던데 밖에서 저녁 먹던 옆집이 들어 갔다 싶어 일부러 문을 열어 보기도 한다.
늦은 이 가을날을 보내고 싶지 않아 잠도 안자고 싶었지만,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나도 모르게 잠들고 말았다.
야영 데크에서 바라본 거제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것 같지만 방음이 잘되서 옆집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조용하게 쉬어 갈기에는 딱이다.
거제자연휴양림 숲속의집 위 그리고, 계곡 건너편에도 야영데크가 위치해 있다.
11월까진 야영데크를 이용할수 있다고 했지만 가을걷이에 지친 몸을 이번에는 따뜻한 방에서 지지고 간다.
12월부턴 야영데크 이용이 안된단다.
관리사무실과 휴양관 사이엔 공용 야영데크가 있다.
11월 중순이었지만 거제자연휴양림의 가을은 막 시작된듯 초록나무가 더 많았다.
거제자연휴양림 공용데크
공용데크 넓어서 거실형텐트도 가능할듯하다.
관리사무실을 지나 옆쪽 산으로 향해본다.
평평한 오솔길인줄 알고 좋아했는데 계단이 많다.
어린아이들은 힘들겠다고 했더니 숙소 위쪽으로 도로가 있단다.
차로 접근하면 금방이다.
거제자연휴양림 해송
해송은 10인용 숲속의 집이다.
아침산책후 돌아와 다시 눕는다.
따뜻한 방에 누워 서늘한 가을바람을 눈으로 담는다.
창가자리 강추
아침을 먹곤 바다로 향한다
바다로 향하는줄 알았는데 어라..... 집으로 가는 방향이다.
바다도 안보고 갈거냐고 물으니 친구는 그제서야 바다로 가는 거잖아... 라는 엉뚱한 답변을 해온다.
바다방향과 길이 헷갈렸나 보다.
하마터면 바다도 못보고 집으로 바로 갈뻔했다.
학동몽돌야영장 옆에 주차를 하려는데 이게 무슨 풍경???
일반아영장 땅을 파 파놓았다.
전기설치를 하는것인지 궁금해 국립공원 사무실을 찾아 물어보기로 한다.
바람이 씽씽 불어 머리가 광녀버젼이어서 그런지 국립공원 아저씨는 나는 이상하게 쳐다 보는듯 느껴진다.
일반야영장에 전기시설중이고 내년 1월 1일부터 사용이 가능하단다.
기존 전기가 들어오는 자동차야영장은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거제에 다녀온게 11월 중순, 지금 현재 12월 8일
12월 30일, 31일 자동차야영장 예약완료인데 올해 일출은 어디서 바야할지...
일반야영장엔 늘 자리가 있었는데 자동차야영장 사용료도 오른다 하고 ....
거제 학동몽돌 해수욕장
우리나라 아닌줄....
언제와도 아름다운 거제 몽돌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세찬바람 맞곤 집으로 돌아간다.
친구는 산림욕 덕분인지 숙취도 없고 기분이 몹시도 상쾌하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곰 몇마리가 어깨에 잠들어 있다.
아직도 나는 여행이 고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표지판을 따라 가보았는데...
그제서야 뉴스에서 보도되었던 트랙터, 생가 이런 문구들이 떠올랐다.
너무 큰 기대를 하지 가시면 아니되오.
꼭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가세요.
무어라고 말을 해야할지 몹시 난감하군....
11월 중순 단풍을 기대하고 갔던 거제 자연휴양림엔 초록을 뽑내던 겨울바람이 불었다.
내년엔 텐트를 가지고 가볼 참이다.
혹시나 내년이라도 늦은 가을을 챙겨야 한다면 거제 자연휴양림 기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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