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산청 송정숲엔 아무도 없다

2017. 12. 25. 16:15여 행

금요일 퇴근후 단성IC로 향한다.

 

오늘 목적지는 산청 송정숲

 

꼬박 일년전 크리스마스 있던 주말에도 왔던 곳이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나온 오랜만의 캠핑이라 설레기도하고,

화석처럼 굳어 가는 몸뎅이와 한데잠을 자려니 무섭기도하다.

 

 

 

 

이번 겨울 들어 동계용침낭을 처음 준비한다.

 

내가 믿을건 난로와 동계용침낭 뿐이다.

 

 

 

 

 

친구는 저녁메뉴로 수육을 먹자고 한다.

그것도 흑돼지로...

 

비싼 흑돼지로 수육은 아깝지만 메뉴결정은 언제나 금방이다.

 

 

역쉬..... 흑돼지로 수육은 너무 아까웠어...

덕산 하나로마트에서 백돼지를 구입하기로 하지만.

 

 

흑돼지 사태 1키로에 만원 이란다.

가격이 저렴하니 백돼지, 흑돼지 따질것이 없다.

우리에겐 압력솥이 있다.

 

 

 

 

 

희미하게나마 압력솥 돌아가는 소리 동영상 촬영 시도

 

압력솥으로 최소한 20분 돌려야 하니

사이트를 구축하기전 압력솥에 수육을 먼저 준비한다.

 

물 없이 양파 수분으로 만드는 압력솥 수육

벌써 몇번 만들어 본터라 가열시간만 잘 맞추면 된다.

 

껍질채 양파를 잘라 바닥에 깔고,

고기가 크다면 절반으로 자르면 익히는 시간을 줄일수 있다.

 

물에 삶는 것이 아니기에 마늘 같은 잡내용 향신채는 필요없다.

다만 된장이 꼭 있어야 한다.

 

된장을 고기에 바로 바르라고 했지만, 여러번 해보니...

된장과 고기가 일심동체되어 먹을때 불편하다.

 

된장에 물을 조금 넣어 풀면 훨씬 수월하다.

물 없이 한다고는 했지만, 된장에 물을 풀어야 하니 50미리 정도가 필요한 샘이긴 하다.

 

 

 

 

 

바람막이를 세웠지만 추운 날씨에 가스가 얼었다.

손으로 가스를 녹여 압력솥 추가 딸랑거린후 20분을 맞췄다.

 

집에 땡초 썰어둔게 많아서 땡초도 몇숟가락 넣었다.

먹을때는 매운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안심.

 

 

 

 

 

텐트 안이라고 해도 싸늘하다.

겨울답다.

 

조금이라도 온기를 찾아 급한대로 가스에 불을 다시 붙인다.

 

 

 

 

 

친구꺼보다 작은 사이즈의 오피넬 칼로 수육 썰기가 쉽지 않다.

 

친구칼은 나중에 사과를 깍아 먹어야 하니 남겨 둬야 한다.

 

하지만... 결국... 술기운이었는지

수육 썰었던 칼로 사과도 깍아 먹었다.

 

 

 

 

 

혹시 몰라 챙겨온 난로가 효자노릇을 한다.

브로맷난로는 정면일때 가장 따뜻하다.

추울땐 두명이서 애매하게 쬐는것보다 한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좋다.

1분도 안돼 온기를 느낄수 있다.

 

난로를 사용할때 환기필수

 

 

 

 

하루 있는 동안 김치 한포기를 다 먹어치웠다.

 

심심한 간의 김치는 수육을 부른다.

 

 

 

 

 

아무도 없는 송정숲

별이 겁나 쏟아지고

양치질 하기 싫은 저녁

잠시만 누워 있는다고 했지만 금새 잠드는 밤

 

다행히 텐트로 돌아와 준우아웃도어 침낭끈을 조여맨다.

어설프게 대충 잤다가는 어깨가 동태가 될지도 모른다.

 

새벽에 더워서 목까지 쪼였던 끈을 풀었다가 다시 조였다가를 반복한다.

 

 

 

 

 

송정숲엔 우리만 있는줄 알았는데 저 텐트는 머지?

어젯밤 내가 못본거였나....

 

텐트를 가까이 치는 바람에 서로의 코골이를 자장가 삼아 자다 깨다를 했다.

 

 

 

 

초등학교 방향의 화장실을 이용하는게 좋다.

매점이 있는 뒤쪽 화장실의 물이 꽁꽁 얼었다.

 

 

 

 

어제 저녁 양치질도 안했고, 머리는 까치집이지만 아침산책을 나선다.

송정숲엔 나를 신경쓸 사람이 아무도 없다.

 

 

 

 

 

물이 꽁꽁 얼었다.

보기만 해도 어깨가 움츠려든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찬바람에 몸을 펼수 없었는데, 그나마 어제 오늘은 많이 포근한 편이다.

 

 

 

 

 

 

 

 

 

 

싸늘한 아침산책을 마치고 아침을 준비한다.

 

 

어제 한냄비 해둔 밥은 수육으로 배가 불러 먹어 보지도 못했다.

날씨가 추워 물을 삶아 먹을까 했는데, 친구가 밥에 물을 조금 부어 데워두었다.

햄 한통과 계란을 굽고, 어제 먹다 남은 김치로 아침을 해결한다.

어제 저녁 수육에 술도 한잔 했지만 국물이 없어도 괜찮은 아침이다.

 

김치 한포기 다 먹은거에 서로 뿌듯해하며 배낭을 다시 꾸린다.

 

 

 

 

 

언젠가부턴 내 배낭무게가 친구배낭보다 더 무거워졌다.

그 절정은 아마도 신불산의 여름이나 가을쯤이 아니었나 싶다.

간월재에서 신불산 오르던 그 오르막을 아직도 잊을수 없다.

 

어제도 내 배낭을 들어보곤 친구는 한숨을 쉬어댄다.

나도 한숨이 나온다.

슬픈이유는 바로 어제는 식수로 사용할 물을 하나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그 정도의 무게였다는 것이다.

물이라고 해바야 기네스 맥주 한캔이 전부였다.

 

날씨가 포근해서 외투까지 제일 위에 패킹하다 보니 75리터 배낭을 끝까지 다 풀었다.

 

패킹의 문제인지... 먼가 대책이 필요하다.

 

 

 

 

 

가을걷이 하느라 못간 가을몫의 캠핑까지 가려면 겨울을 한껏 누려야 할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는 해돋이 캠핑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