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7. 17:42ㆍ여 행
산청 송정숲에서 4일을 보내고 오다.
지독스럽도록 더운 여름이다.
스틱으로 타프를 설치하기엔 높이가 낮아 원하는 양의 바람을 맞을수 없다고 생각하곤,
타프폴을 쫙 검색해둔 어느 블로그님의 글을 참고하고,
직접 전화해 오늘 발송해줄수 있는지도 물어보곤 주문완료.
여름휴가완 상관없이 주문 하루만에 타프폴 도착.
190cm 품절이라 180cm로 주문.
내가 사용하고 있는 블랙다이아몬든 스틱보다 무겁지만, 이정도 무게라면 나쁘지 않다.
모기장 텐트는 30초만에 완성
스틱 높이는 140정도인데, 이번에 구입한 타프폴대 길이가 180cm라....
돌과 모래 같은 바닥에 팩을 박고, 텐션을 주면 팩이 뽑히기를 몇번.
결국, 가지고 있는 끈을 모두 꺼내어 연결하곤, 나무와 타프폴대를 살살 달래어 겨우 성공.
입고 온 티셔츠가 젖도록 열심히 타프를 설치했다.
옷 갈아 입을 용도로 MSR 엘릭서2 설치하는건 식은죽 먹기.
3천원과 튜브 하나를 들곤 송정숲 마을에서 운영하는 매점으로 향한다.
튜브 한개 바람 넣는데 2천원. 내 튜브는 커서 그렇단다.
물놀이 하러 가는 길이라 남은 천원은 매점에 맡겼다.
이른 저녁 같은 시간. 오늘의 첫끼를 먹는다.
빨리 끓일수 있는 스낵면에 팽이버섯 한봉지와 계란을 넣어 라면 완성.
국물에 밥도 말아 먹어야지 했는데......
팽이버섯 양이 많았던 것도 있고, 반도 못먹었는데 바닥에 라면 쏟았다.
모래사장에서 쓰는 돗자리를 가져온 탓도 있고, 바닥에 평평하지 않다.
그렇게 송정숲에서 첫끼니 해결.
설겆이하고, 나 또 물놀이 간다.
오후 6시쯤 되니 숯불에 고기 굽는 냄새로 송정숲은 난리도 아니다.
혼자인 나는 불도 켜지 않고, 삶아온 고구마와 복숭아로 저녁을 해결하려고 했으나,
고기냄새를 못 이기고, 햄을 우거적 우거적 씹어 먹었다.
새벽에 그래서 배가 아팠나...
오후에 물놀이 가면서 주위에 물어보니, 밤엔 얇은 이불이 필요하다고 했다.
너무 더운탓에 침낭을 안가지고 왔는데....
옷만 갈아 입을 요량으로 텐트를 경사진곳에 설치하는 바람에,
예정대로 모기장텐트에서 자다가 그만....
저체온증 오는줄 알았다.
책을 읽다 잠든후, 밤 12시쯤 일어나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아침을 맞았다.
나중엔 수건으로 다리를 덮고 잣다.
텐트에서 잣으면 되었을텐데, 그 순간엔 왜 그 생각을 못했나 몰라.
겨울같은 송정숲에서의 첫날밤이 지난후,
다른 사람들이 아침을 먹을때쯤, 따뜻한 햇살아래 잠을 청한다.
오전 11시가 넘도록 나는 잣다.
새벽의 추위 때문인지 참으로 따뜻한 날이었다.
송정숲에서의 둘째날.
어제 얼려온 500리터 물 4개는 밤사이에 다 녹았다.
계란 두알 중에서 한알은 어제 먹었고, 오늘 남은 나머지 한알도 먹어야 한다.
따뜻하게 잠들었다는 말은 이쯤에서 취소해야겠다. 계란이 상하기 전에 두부부침으로 점심해결.
새벽에 너무 추웠던 탓인지 기운이 없다.
물놀이 갈까 하다가 송정솦 피서지문고에서 빌려온 책을 읽는다.
다리 건너 화장실에 다녀오며, 덕산행 버스 시간을 알아본다.
오후 2시 35분 버스타고 덕산으로 장보러 간다.
오늘 저녁엔 친구가 오기로 했다.
지리산축산에서 흑돼지 삼겹살도 사고, 덕산 하나로마트에서 부식거리를 구입한다.
꽈배기에 편의점 커피로 장보러 나온 기분을 더해간다.
작년... 아니 올해 겨울에만 해도 덕산엔 버스정류소 느낌이 물씬 나는 버스정류장이었는데,
어제,오늘 덕산 버스정류장이라는 표현보다는 덕산 버스터미널 이라고 해야 어울릴만한 건물이 생겼다.
대신에, 기본 버스정류장에서 원지, 진주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보곤 덕산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하필이면 사무실에서 업무전화를 걸어온다.
20리터 재활용봉투에 가득 담긴 내용물을 안고 가다가, 쉬어 가기는 여러번.
그렇게 덕산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덕산 버스정류장엔 에어컨이 나온다.
내가 방앗간까지 고추를 옮겨준 어머니도 집에 가는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다.
오후 4시 15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덕산에서 송정숲까진 기본요금 1,300원을 주곤 종이 승차권을 받는다.
버스는 20분쯤 도착한다. 10분도 채 안가서 송정숲에 도착한다.
친구 텐트를 한동 더 설치하곤 저녁 준비를 한다.
낮에 덕산에서 사와 얼음에 재워둔 흑돼지 삼겹살을 굽고, 밥을 하면 저녁은 금새 완성된다.
둘이서 흑돼지 한근을 먹었지만, 흑돼지 구워 먹은 백마후라이팬에 김치찌개를 끓여 밥을 먹는다.
탈까 말까한 상태지만 밥을 잘 되었다.
술은 친구가 퇴근하면서 사왔다.
송정숲 매점에서도 술을 판매하니 모자라면 더 사면 된다.
그렇게 늦은밤이 끝이나면,
아침 일찍 일어나 설겆이를 하곤 아침을 만들어 먹곤, 물놀이를 간다.
그리곤 다시 점심을 먹곤 굴러 다니다가, 다시 장을 보러간다.
오늘 또 다른 친구가 한명 온다.
덕산에서 만나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본다.
계산을 하기 위해 대기줄이 길다.
이쯤되면 덕산 하나로마트는 기업수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놀이를 같이 하려고 이때껏 기다렸는데, 물놀이를 안간다고 떼를 쓰는 친구.
이렇게 더운데 왜?
암튼 다같이 물놀이를 하곤 저녁 준비를 한다.
3,500원 인줄 알고 가보니, 100그람에 3,500원이라 13,000원치 구입한 닭강정.
덕산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한 닭으로 백숙을 끓였다.
닭만 먹을 거냐며 난리를 치는 친구 덕분에, 어제도 먹은 흑돼지 오늘은 반근만 산다.
어제는 업무전화로 놓쳤지만, 오늘은 친구가 돼지껍데기 서비스로 잘 받아왔다.
새끼손가락 한마디도 안되는 청개구리가 버너로 달려들기도 하고,
슬프게도 매미는 계절의 끝에 있는지 소리없이 타프에 매달리더니, 다음날 아침엔 텐트옆 바위 위에 조용이 앉아 있다.
경량이지만 거실형텐트에서 잠든 이는 덥다고 했고,
MSR 엘릭서2 이너텐트에서 잔 나는 처음에는 선풍기를 틀었지만, 나중에는 끄고 잣다.
이불 없이도 춥지 않았다.
모기장텐트에서 잔 또 다른 이는 추워서 침낭을 덮고 잣다.
여름날은 너무도 제각각이다.
일요일 아침은 조용한듯 하면서도 분주하다.
밤을 꼬박 세워 형님 ~ 외쳐대던 이들로 인해 강제기상 한다.
어제 저녁 먹은 설겆이를 하곤, 밥을 하곤 아침을 먹는다.
너무도 평범한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다.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한, 계란 6알에 1,300원
얼음으로 어제 밤까지는 살렸는데 아직도 4알이나 남았다.
오늘 아침에 호사스럽게 계란 두알로 사치스럽게 ^^
참치를 넣어 찌개를 끓이고는 아침을 먹는다.
두부 한모로 반은 굽고, 반은 찌개에 넣는다고 했던거 같은데.
친구는 두부 한모를 찌개에 다 넣는 만행을.
나는 더 놀다가 저녁에 가고 싶었지만, 더위에 지친 친구는 오로지 집만을 원했다.
대원사에 잠시 들러 백일홍이 얼마나 피었나 확인하곤,
덕산에서 점심을 먹는다.
덕산기사식당 1인당 7천원
우리는 3인분 주문.
음식을 늘 맛있고, 에어컨이 빵빵해서 더 좋은 덕산기사식당
미역냉국 더 달라고 하니, 냉면그릇에 한그릇 주셨다 ^^
나 그거 다 먹었다 ^^
송정숲에서 4일을 보내고 집으로 간다.
설겆이며, 화장실로 다니다 보면 덥다. 안더울수 없는 여름이다.
그 외엔 책을 읽거나 잠을 청해도 좋은 송정숲
가만히 있으면 바람이 불고 그렇게 시원할수가 없다.
4일 머무르는 동안 하루는 반팔에 반바지가 추울 정도의 날씨도 있었다.
그늘있는 오전엔 어른들이 놀기 좋고, 오후엔 온통 햇살이라 아이들도 놀기 좋다.
극성수기인 요즘엔 송정숲엔 마을에서 운영하는 매점이 있다.
얼음, 술, 고기, 튜브, 세제, 과자 없는게 없다.
10분 채 안되는 거리에 덕산 하나로마트가 있다.
전화하면 통닭 배달해준다는 전단지도 볼수 있다.
여름이 끝나기 전에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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