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중산리 천왕봉 오르다

2014. 9. 16. 09:51여 행

 

로또보다 어렵다고 했던가.

지리산 대피소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주말 대피소 예약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지 않던가.

 

하지만,

오늘은 로또보다 더 반가운 날이다.

목요일, 금요일 대피소예약 사이트를 기웃거리다가

장터목대피소에서 자는 행운을 얻었다.

 

장터목대피소의 마지막 한장 티켓을 내가 쥐게 되었다.

주말을 기다리는 그 셀레임은

연인을 만나러 가는 셀레임과는 또 사뭇 다르다.

 

천왕봉 마지막 돌길을 오르듯

심장은 쿵쾅거린다.

 

나는 지리산으로 향한다.

 

 

중산리에서 유암폭포방향으로 오른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자고

천왕봉을 지나

법계사, 중산리로 내려올 예정이다.

 

 

혼자 오르다 보니 서두를 이유가 없다.

중산리->유암폭포->장터목대피소 4시간

장터목대피소->천왕봉->법계사->중산리 3시간

 

 

 

 

 

 

 

지리산계곡 물소리는

심장 박동수를 더 빠르게 뛰게 하는 마력이 있다.

 

중산리에서 유암폭포 방향으로 올라

장터목대피소로 향한다.

 

 

 

 

 

 

 

 

 

출렁다리가 나오는걸 보니,

칼바위갈림길에 다왔나 보다.

유암폭포쪽으로 고고씽 ~

 

 

 

 

 

 

 

중산리에서 유암폭포 방향은

주로 하산길로 많이들 선택하지만,

장터목대피소에서 자야 하기 때문에

쉬엄쉬엄 갈겸 폭포방향을 택했다.

물론,

가파른 오르막길을 피해가는 센슈 ^^

 

법계사에서 천왕봉의 오르막길을

올라도 올라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구 ~

 

 

 

 

 

 

유암폭포가 보이는걸 보니

곧 오르막이 나올것이고

장터목대피소가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앗!!!!!!

눈에 익은 곳이다.

한겨울 꽁꽁 얼어서

눈길을 끌었던 장소이다.

 

힘들어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얼까나 ~

사진이 엉망진창 이구만 ~

 

키로수는 점점 줄어가지만

구름은 시야를 확 가렸다가

다시 길을 열어주곤 한다

 

여름이라 그런지

장터목대피소의 발전기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겨울이면 발전기소리를 쫒아

얼만큼 왔는지 가늠이 될터인데

다리가 자꾸 무거워지고.

 

산을 내려오는 이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저녁 5시가 넘어가고 있고,

어떤이들은 2교대 근무냐며 ^^

직원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

 

 

 

 

 

 

보름달이 뜨는 장터목대피소

새로 지은 취사장의 풍경은 두말할것 없고.

구름으로 가득했던 하늘은

밥 먹다 말고 탄성을 질러대는 이들로 인해

나도 밥숟가락 물고, 반팔티 차림으로 나섯다가

바람에 티셔츠가 슝 ~ 하고는 상승하는 바람에

아이고 창피 창피할뻔 했다는 ^^

 

 

 

 

 

 

마운틴 이큅먼트 뚜껑을

후라이팬으로 사용하기에는

나의 스킬이 아직 부족한듯 하다.

종이호일도 익어가고, 삼겹살도 익어간다 ^^

그래도 먹고 말리라 ~

 

밤이 깊어갈수록

구름은 다 걷쳤고,

진주까지 말갛게 야경은 빛났으며

나의 눈동자도 별을 쫒아 밤을 헤매인다.

 

 

 

 

 

 

 

해를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푹 잣다 ^^

천왕봉에서의 일출이 처음이 아니니까 ^^

그리고 비가 온다고 했으니까... 라고

늦잠의 핑계를 대어본다.

 

해가 뜰 무렵

장터목대피소를 나서 천왕봉으로 향한다.

내가 젤루 좋아하는

제석봉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또각또각 ~ 여자 하이힐 같은 소리를

감상하며 제석봉을 지난다.

 

 

 

 

 

 

천왕봉 아래 계단길은 줄을 쫘 ~~악 섯다.

영상앨범 '산"에서 촬영을 와서인지

아기들도 어른들도 추위에 흠뻑 취한듯 하다.

나란히 나란히 길을 비켜선다.

 

숨이 거칠어 오지만

내려오는 이들을 배려하는 나의 센슈 ~

 

 

 

 

 

 

지리산 천왕봉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산길에 물어보니

해를 보았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제석봉에도 비가 왔는데

해가 뜬것인지 심히 의문이 든다.

 

나는야 비를 몰려오는 여인네 ^^

 

비가와서 인지

너무 이른것인지 늦은것인지

사람을 찾아볼수 없었다.

다행히 삼촌 두분을 만났다.

사진을 부탁하고는 초콜렛 3개를 건넷다.
이 초콜렛도 천왕봉아래에서 목말라하던

부녀에게 물 한병을 주고 얻었다.

 

참외를 깍다말고 사진을 찍어주던

삼촌들과 나눠먹어도 전혀 아깝지 않는 초콜릿 ~

 

 

 

 

 

 

 

 

법계사를 지나 천왕봉에 오른것이

처음이 아닌데

왜 나는

이 풍경이 처음인것 같지.

 

한번도 와보지 않는

완전 새로운 풍경이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구름인지 바다인지

바다인가 ...

지리산에서 바다가 보였던가 ....

 

나혼자 신이나고 기쁘고

씰룩씰룩 입고리가 올라간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이순간 완전 기분이 좋다.

 

나는 지금 지리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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