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재에서 지리산 피아골계곡으로 내려서다.

2014. 9. 16. 15:50여 행

트레킹에 맛들이다 보면,

한번쯤 산에서 자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름날 산행은 너무나 힘이들고

젖은 몸으로 남들과 뒤섞여

자는일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을

지리산이 피아골계곡이 씻어주리라.

 

한결 예약이 쉬운

노고단대피소를 예약하고

아침 일찍 출발해서 피아골계곡을 내려와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토요일이다.

배낭을 싸고 등산화 끈을 쪼여 맨다.

 

기차로 하동까지 이동후,

구례까지 버스로 이동,

노고단행 버스를 기다린다.

 

 

 

 

 

 

 

구례에서 노고단까지 오른후,

2.5km 걸으면 노고단대피소이다.

 

늦게가면 자동취소 될지도 모른다는

버스기사님의 안내인듯 협박인듯 한 안내에

부랴부랴 노고단대피소로

'지금 구례에서 출발하노라'고

전화를 건다.

 

새로 구입한

마운틴 이큅먼트 코펠뚜껑에

종이호일을 깔고 삼겹살은 굽는다.

 

생각보다 잘 안구워진다.

노릇노릇한 삼겹살은

정녕 산아래에서만

가능하단 말인가.

 

암튼, 라면과 참치를 넣어

찌개를 끓이고

해온 밥을 국물에다 말을 먹으며

왜 고기가 노릇노릇 익지 않는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며

밤을 맞이한다.

 

구름과 일몰이 뒤섞여

혼자여서 살짝 불안한 내 마음마냥

바람이 미친듯이 흩날린다.

 

 

 

 

 

  

 

헤드랜턴도 준비햇지만,

웬지 깜깜한 밤이 무셔워서

해뜰무렵 노고단대피소를 나섯다.

 

숲이 우거진 길을 지나자

햇살이 비치고

꽃들은 이슬을 머금어 반짝반짝 빛이난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 찾아보기가 힘들다.

덕분에

새들의 지저귐에 귀는 즐겁지만,

금새 내 숨소리는 거칠어 질것이다.

 

 

 

 

 

 

나는 이곳을 기억하고 있다.

작년 가을에 왔을때 봐둔 곳이다.

피아골삼거리에서 내리막이 시작되고는

고개한번 못들다가 한숨 돌리던 곳이다.

 

 

 

 

 

 

내리막이 시작되고는 언제부터

피아골계곡 물소리가 들렸을까

 

피아골계곡이 아침 새소리를 집어 삼킨다.

 

 

 

 

 

 

피아골대피소 부근에는 어여쁜 꽃들이 피어난다.

주위는 너무도 조용지만

꽃들이 피어나는 소리도 금새 피아골계곡에 묻힌다.

 

 

 

 

 

 

피아골대피소 주변에는 온통 나무이지만,

유독 가을이면 먼저 뽐을 내는 단풍나무가 있다.

작년 가을에는 일주일 늦게 왔더니

금새 말라버리고는 나를 한숨짖게 했다.

 

올 가을 다시 도전해볼까나 ^^

 

 

 

 

 

 

라면보다는 피아골계곡의 공기가 더 좋고

이런 생각도 잠시 ^^

초코파이로 아침을 대신하고 피아골대피소를 나선다.

 

지리산 피아골계곡의

모든 나무가 에너지를 내뿜고 있는듯

나도 조금은 그속에서 빛이 났던거 같다.

 

 

 

 

 

 

다리가 많이 덜컹거려요.

조심조심히 건너세요.

 

사실^^

덜컹거리는 소리도 피아골계곡 물소리에 묻힐거에요.

무서움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머무르고 싶어서

아주 천천히 이 공포감을 느껴요.

 

 

 

 

 

지리산의 모든것이 절경이겠지만

피아골계꼭에선 삼홍소를 빼놓으면 안되요.

 

가을의 삼홍소가 유독 유명하지만,

푸르름속의 삼홍소 또한 적극 추천할께요.

 

바위에 부딪히는 물소리와

바람에 부벼대는

단풍나무의 울음을 듣는다면

그대는 그곳에서 떠나지 못할지도 몰라요.

 

 

 

 

 

 

 

 

 

 

 

피아골계곡속으로 뛰어들고 싶어라.

하지만 ^^ 뛰어드는 순간 벌금이에요

이 대단한 지리산을 마주함에 대해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요.

저 물소리가 자꾸 발길을 재촉하지 않네요.

 

 

 

 

 

 

 

노고단대피소에서 직전마을까지 9.2km

4시간 정도면 내려올수 있다.

 

직전마을로 내려서니

집앞 주차문제로 관광객과 씨름하는 소리

송어회가 도마위에서 철퍼덕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슬금슬금 나도 일상으로

돌아가나 보다.

 

피아골에서

오전 10시 20분

구례행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구례에서 노고단행 버스를 타고

노고단대피소, 고개까지만 가도 좋다.

구례에서 피아골행 버스를 타고

직전마을 지나 계곡길을 살짝 훝어도 좋다.

그 걸을걸음마다

바람이 묻어나고 계곡의 찬기운이 느껴질것이다.

 

 

 

 

 

 

 

 

 

 

 

 

 

 

 

 

'여 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천왕봉 제석봉  (0) 2014.09.16
지리산 뱀사골계곡  (0) 2014.09.16
지리산 중산리 천왕봉 오르다  (1) 2014.09.16
지리산 칠선계곡  (0) 2014.09.15
남해 양떼목장, 양모리학교  (0) 201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