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2박3일종주-3일차 장터목 중산리

지리산종주 오늘로 3일차

오늘은 장터목대피소에서 천왕봉 지나 중산리로 하산만 하면 되는데.

무릎이 잘 버텨줘야 할텐데....

 

간밤에 비가 왔나보다.

이슬이라고 하기엔 땅이 많이 젖었다.

 

천왕봉에 혹시나 비가 오나 해서 몇명에게 물어보니 현재날씨랑 다를게 없단다.

날씨는 이렇지만 많은 이들이 해돋이 시간에 맞춰 대피소를 출발했었다.

 

비가 오지 않는것만 해도 다행이다.

 

평소에도 먹지 않던 아침을 트레킹을 위해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아침, 점심 상관없이 물을 뜨고 밥이나 라면을 끓여 먹으면 거의 1시간정도 소요된다.

 

즉석밥채로 데우지 않고 밥을 덜어 물을 붓고는 뚜껑을 덮어 데우면 겨우 몇분이면 되고,

2분이면 끓는다는 스낵면도 준비했는데 식사시간마다 한시간씩 걸리는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다.

 

 

 

 

구름이 가득한 장터목대피소

 

 

 

 

천왕봉을 지나 중산리로 하산만 하면 되지만 혹시 모르니 물 1리터 준비해서 출발한다.

간밤에 비가 내려서인지 샘터 물줄기가 조금 굵어졌다.

 

 

 

오전 7시 30분 장터목대피소를 출발해 제석봉으로 향한다.

 

 

 

 

 

오전 7시 50분.

제석봉엔 올라오는이도 내려서는이도 없다.

오래머물고 싶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통천문을 지나가고 있다.

발걸음을 늦추며 거리를 둔다.

지리산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도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혹시나 이틀만에 걸을수 있는 거리인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쉽지 않은 거리이다.

 

 

 

 

오전 9시 천왕봉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원래 예보대로라면 어제 오후부터 비예보가 있었다.

 

이번겨울에도 그렇고 날씨운이 따라주는것 같다.

해가 뜨지 않아도 좋다.

내가 이곳에 있다는걸 기억해줄 사람이 없다는게 아쉬울뿐.

 

 

 

 

여름이긴해도 항상 바람이 불어대는 천왕봉인데 오늘은 얌전하다.

자켓도 필요없이 손시려움도 없이 내려와 간식을 먹는다.

 

 

 

 

천왕봉에서 법계사로 내려서니 하늘과 구름은 밀당중

 

누군가 감탄사를 연발하면 더 좋아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아래부터 돌계단 나무계단 할것없이 계속 내리막길을 만난다.

나무계단을 만나고는 한걸음씩 내려서다가는 오늘 안으로 집에 못갈것 같아 쿵쾅쿵쾅 양쪽다리로 계단을 내려가본다.

무릎이라는게 참 희안해서 또 계속 걸으면 걸을만 하다는 거다.

 

첫째날 성삼재에서 벽소령대피소까지 너무 많이 걸어서인지 무릎이 시원찮다.

 

 

 

 

밥을 먹을까 하다가 오래 쉬면 못내려갈거 같아서 초코파이 한개와 캔커피를 주문한다.

 

아 ~ 천왕봉 아래 천왕샘엔 웬일로 물이 조금 있었다.

다들 더러운물이라고 안먹는다고 했지만 나는 좋았다.

천왕봉에 여러번 왔지만 천왕샘에 물이 있는걸 본건 처음인것 같다.

이런 가뭄속에 어제 저녁에 내린 비로 천왕샘에 물이 있다는 신기하기만 하다.

 

로타리대피소 샘터에도 물줄기가 약하다.

가지고 온 물을 버리지 말고 더 받아가는게 좋다.

500미리 한병 받는데 한참 걸린다.

 

 

 

이번 겨울에 세석대피소에서 자고 친구가 왜 순두류로 내려가자고 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아마 그날 중산리로 내려간다고 고집 피웠으면 밤새도록 내려갔을게 뻔하다.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서는 5키로 남짓거리의 내리막이 만만치 않다.

오늘은 칼바위를 지나 중산리로 하산합니다.

 

 

 

 

오전 11시 40분. 로타리대피소를 지나 천왕봉 한번더 보고 간다.

 

천왕봉으로 올라오는 이들에게 나는 인사를 건네지 않는다.

얼마만큼 힘든지 알기 때문이다.

 

가끔은 올라오는 이들에게 양보를 할라치면 말할 힘도 없이 고개인사를 하는 이도 있다.

얼굴빛이 흙빛이 되도록 나는 올랐던 길들이다.

 

길을 양보하던 내게 할아버지가 말을 걸어온다.

판문점있는 곳에서 왔단다.

어제 밤새 달려왔고 오늘 천왕봉에 갔다가 다시 밤새 운전해서 가야 하루쉬고 출근 하신단다.

 

설악산은 가까워 자주 가지만 지리산을 멀어서 엄두 내기가 쉽지 않단다.

공룡능선, 민박집 아주머니가 싸준 주먹밥 얘기를 하며 인사를 마무리한다.

 

칼바위를 지나 출렁다리 앞에서 물한모금 마시려는데 다른 할어버지가 말을 걸어온다.

할아버지는 80살이 넘었는데 체력 짱 !!!

내가 먼저 출발했는데 나를 지나 벌써 내려가신다.

할아버지와 나누던 담소로 인해 버스를 놓칠뻔 했다 ^^

 

 

 

가도가도 중산리는 왜 그리 나오지 않던지.

이번 겨울 탓던 버스시간이 1시 몇분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찍은 버스시간표를 찾아보곤 놀라서 발을 재촉하지만 걸음이 빨라질리 없다.

 

 

 

휴 ~ 진주행버스 출발 1분전에 도착했다.

 

 

 

이제 피로 풀러 야구장으로 간다.

 

 

 

 

 

 

 

 

이번 겨울에도 가져갔던 40리터짜리 허리벨트 얇은 배낭을 가지고 갔지만 혼자라서 음색무게에 대한 압박은 덜했다.

끼니를 계산해서 즉석밥, 라면, 간식을 준비했다.

건조된 미역국에 즉석밥을 밥아 먹으면 아침으로 속이 편하다.

2분만 끓이면 된다는 스낵면도 조리시간을 단축할수 있어 좋다.

밑반찬은 전혀 준비하지 않았고 편의점에 판매하는 80그람짜리 볶음김치, 라면용김치를 사가지고 갔더니 편리하고 좋았다.

 

지리산종주 가기 전주에 영남알프스를 15키로쯤 되는 백패킹배낭을 메고 트레킹하고,

그 전주엔 백패킹으로 비진도에 다녀와서인지 무게에 대한 압박은 없었다.

 

마사지크림으로 저녁마다 다리를 맛사지했고, 무릎통증이 있을땐 에어파스 도움을 받았다.

에어파스를 뿌린 발목과 무릎엔 땀띠 같은것이 생겼다.

 

지리산에 다녀온 일요일만 해도 아무렇지 않더니 월요일부터 무릎통증이 느껴진다.

그래도 큰부상없이 잘 다녀와서 다행이다.

 

비가 오지 않아 참 좋았던 지리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