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폴대 빼먹고 떠난 봄맞이 캠핑

2017. 3. 14. 13:49여 행

광양 매화축제는 취소 되었지만 사람이 많지 않기를 기대하며 토요일 오후 집을 나선다.

마지막으로 언제 캠핑을 다녀왔는지 기억나지 않을만큼 오래되었다.

친구의 기억을 더듬어보니 가을 표충사야영장이 마지막인것 같다고 했다.

 

오늘은 후라이팬도 필요없을 정도로 해산물로 마산어시장에서 시장을 보았다.

난로, 후라이팬 같은 짐들을 빼고 나니 오스프리 동계용배낭은 너무 큰것같아 노스페이스 작은 배낭을 준비한다.

배낭을 바꾼것이 문제였을까... 나의 준비성에 크나큰 오점을 남기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것은 바로....

 

 

 

하동에서 다리는 넘어 광양으로 접어드니 오후 5시. 도로위는 주차장이 되어 있다.

홍쌍리매실농원은 눈으로만 보곤 주차를 하기 위해 기나긴 줄끝을 찾아 헤매인다.

끝도 없는 섬진강 둑방 자전거길에 주차를 하곤 너털웃음을 지어본다.

올해 광양 매화축제는 취소 되었다고 했지만 교통통제 정도는 하겠지 싶었는데.. 이게 웬걸... 무료셔틀버스만 없지 매화축제 이던걸요. 먹거리장터가 수없이 들어서고, 밤늦도록 노래를 불러대니 이게 바로 축제 아닌가... 하며 웃어본다.

 

주차를 하고보니 홍쌍리 매실농원과는 거리가 꽤 멀어졌지만, 눈을 돌리면 죄다 매화나무이다.

도로를 따라 피어난 매화밭으로 이른저녁 산책을 나선다.

오늘 숙영지도 결정하지 못했지만 마냥 이런 시간을 누리고 있다.

 

욕심만 낸다면 커다란 매화나무 아래서 잠들고 싶지만 개인사유지이니 그럴수도 없고, 도시락을 먹은 자리인지 작은 공터 자리를 발견한다. 텐드 두동은 치고도 남을것 같아 어둑해지는 저녁 사이트를 구축한다.

풋프린트와 텐트에 팩을 박고 폴대를 꺼낼려는데..... 폴대가 없다.

폴대를 안가지고 왔다. 우와 ~~~~~~~~~~~~~~~~~~~~~~~~~~` 폴대가 없다니.

 

미친듯이 웃어대니 친구가 이상하게 쳐다본다.

금방 체념하곤 이불을 깔듯 플라이까지 덮어둔다.

봄이라곤 하지만 저녁이 되니 날씨가 쌀쌀하다.

 

폴대가 없으니 텐트설치는 금방 끝났다.

친구는 이너텐트에 플라이까지 정신없지만 나는 매화향 맡으면서 차가운 저녁공기를 흡입중이다.

 

푸하하하하 다행히 친구에겐 끈이 많았다.

내 텐트에서 저녁을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앉아 있을 정도로 텐트가 세워졌다.

 

 

 

 

 

꽃을 얻고 폴대를 잃었다.

꽃을 찾아 떠난 봄여행에 폴대없이 텐트만 달랑 가져올게 머람....

 

 

 

 

주리를 틀듯 가까운 나무에 끝을 묶어 임시방편으로 텐트모양을 잡았다.

끈마저 없었다면 정말 이불처럼 덮고 자야하는 상황이었다.

 

 

 

나에겐 텐트만 있고 폴대가 없었지만 해산물이 있다.

마산 어시장에서 얼음 채워 해산물 한박스를 준비했다.

한박스라곤 하지만 2인분^^

 

봄이 왔으니 멍게

쫄깃한 식감을 위해 개불

꽃피면 하동포구에서 숭어를 먹어야 하니, 미리 숭어를 준비했다.

 

오늘 저녁은 파티

 

 

 

 

점심무렵 마산어시장에서 구입한 문어는 희미하지만 살아 있었다.

까만 먹물을 미친듯이 뿜어냈다.

참기름에 맛소금 톡톡 뿌려 데친 문어 찍어 먹으면 기가 막힌다.

 

차갑게 먹는 문어숙회를 선호하는 분들도 많지만 싱싱한 문어가 지천인데 차갑게 숙회까지야 머....

부드럽고 따뜻할때 먹는 문어가 최고 !!!!

 

 

 

밥을 해두었지만 해산물에 취한 나머지 아직 먹지 못했고 시간은 저녁 9시를 넘어 10시를 향해 가고 있다.

 

고슬고슬한 밥을 두고 잠들수 없어, 멸치를 넣어 육수를 만들고 양파와 두부 마지막으로 냉이를 넣어 된장찌개를 끓인다. 맛있는 봄나물 된장찌개 준비를 친구가 해왔다. 윤기 좔좔 흐르는 밥은 오늘도 한냄비 가득이다.

 

 

 

 

밤 10시를 넘어서고 있지만 나에겐 기네스가 남아 있다.

안주라곤 파김치가 전부지만 기네스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해산물 덕에 주량을 넘긴지 오래지만 기네스로 오늘 마무리를 한다.

평소 같았으면 피곤함에 일찍 잘법도 한데 텐트만 열면 매화밭이고 봄을 같이 즐길 친구가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다.

 

 

 

몇시에 잠들었는지 모르지만 보름달이 환하게 빛나는 밤이 계속 되었다.

텐트폴대를 안가지고 온 덕분에 플라이를 덮지도 못하고, 이너텐트에 절반이 메쉬재질인 텐트에서 자게 생겼다.

다행히도 동계용침낭을 준비한 덕분에 잘 잘거 같다.

 

잠들었다 깰때마다 보름달이 떠있는 이런 풍경을 언제 또 느껴보랴.

긴 밤이 지나고 차가운 아침이 밝아온다.

 

눈을 떠보니 머리 위에 얼음이 얼었다.

텐트를 기름에 튀긴듯 얼어버린 텐트는 서걱서걱 소리를 낸다.

 

 

 

 

 

 

 

 

 

텐트는 꽁꽁 얼었지만 눈앞엔 매화나무가 있고 동계용침낭에서 잘 잤으니 문제없다.

삼계절침낭을 가져올려고 하다가 1키로가 안되는 제품이라 애매해서, 더울땐 덮고 잘려고 준우아웃도어 동계용침낭을 준비했더니 텐트폴대 없는 덕분에 푹 잤다.

 

1키로 넘는 삼계절침낭을 가져온 친구는 추울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지만, 다행히도 패딩이 있어 썰렁했지만 밤을 잘 보낸거 같다.

나는 발가락이 시려울려서 해서 침낭안 발넣는 공간을 찾아 헤매였다.

새벽엔 영하로 떨어졌었나 보다.

 

 

 

 

눈을 떠보니 친구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휴 ~

섬진강변에 아침이 찾아온다.

 

 

 

 

꽁꽁 얼어버린 이너텐트도 아침햇살에 조금씩 마르기를 바래보며 산책을 나선다.

 

 

 

어제 친구가 길을 찾다가 바둔 곳이다.

광양 매화마을과 가까운 이름모를 마을의 매화밭

다시 찾아갈수 있으려나?

 

 

 

 

 

 

 

어제 해질녘 미리 다녀왔지만 아침에 다시 와보니 이렇게 좋을수가 없다.

홍쌍리매실농원에 안가도 좋을만큼 기분이 좋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광양 매화마을 언저리엔 가바야죠.

 

 

 

두부와 계란후라이를 하곤 3분요리를 데워 아침을 먹곤 홍쌍리 매실농원을 향해 걸어간다.

보기만 해도 너무 멀다.

 

2017년 광양 매화축제는 취소 되었다고 했지만 많은 차량으로 인해 차량통제 정도는 할줄 알고 있었는데, 웬걸 ~ 먹거리장터에 밤까지 이어지는 노랫소리까지.... 이게 바로 축제지. 머가 축제람. 무료셔틀버스 운행 안하는거 외엔 다라진게 없네요.

 

 

 

 

홍매화가 활짝핀 대형주차장 옆에는 명찰을 단 어머니들의 장터가 있다.

홍매화가 맘에 든다며 친구는 홍매화 분재 한그루와 하얀색 매화 묘목도 한그루 삿다.

매화 두그루를 들고 나는 광양에서 구례 산수유마을 갔다가 다시 3시간을 걸려 집으로 갔다.

친구 ~ 다음부터 나무는 한그루씩만 사시게 ~ 꽃이 떨어질까 노심초사 ~ 운전한 그대나 나무를 성화봉송 마냥 들고 있던 내게는 힘들 시간이었다네.

그래도 그대와 함께여서 좋은 봄날이었소. 늘 마무리는 아름답게 ^^

 

 

 

광양 매화마을에서 구례 산수유마을 가는 길을 의외로 막히지 않았다.

화개터미널 옆 '양자강'에서 짜장면 한그릇 하곤 다시 구례로 이동

 

느끼하지 않은 돼지고기가 푸짐하게 들은 짜장면 4,500원

 

 

 

 

산수유공원에서 걸어 갈수 있는 산수유꽃담길엔 산수유가 50%이상 활짝 피었다.

50%와 활짝 이라는 표현이 안맞을수 있지만 암튼 활짝 피었다.

한낮에는 바람도 불지 않고 포근해서 티셔츠 한장만 입어도 좋았다.

 

 

 

구례 산수유축제 기간에는 산수유마을 중에 가장 위쪽인 상위마을까지 차량으로 이동할수 없지만, 축제전이라 상위마을까지 갈수 있었다. 주차장에 자리도 있더라.

 

 

 

 

상위마을 계곡자락 산수유는 활짝 피지 않았지만, 볕이 잘드는 담벼략엔 활짝 핀 산수유나무도 몇그루 있다.

이번주 주중에 방문한다면 산수유공원 부근이 좋고, 상위마을은 다음주 주중보다는 주말(25일)이 좋을거 같은데 18,29,25,26일 4일동안은 상위마을까지 차량통제가 있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축제기간 중이라도 평일에는 상위마을까지 올라갈수 있답니다.

 

 

 

구례 산수유마을을 나와 피아골 입구를 지나니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화개장터, 광양 매화마을 진입하는 다리 부근 또한 차가 막힌다.

여유를 가지고 운전할수 밖에 없다.

 

 

 

다음에는 텐트폴대를 꼭 가지고 다시 봄나들이에 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