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코스모스

2011. 9. 20. 15:51여 행



여덟송이 가을빛 왕관을 쓴, 가을의 여왕 코스모스
하얀 원피스에 가을빛 모자를 쓰고, 긴 생머리를 날리며 자전거를 타야 할듯한 계절 가을.
그 가을의 입구에서 코스모스가 손짓한다

빨간 기차를 타고 하동 코스모스가 피어나는 곳으로 여행을 가자
늘 그렇듯 혼자라도 좋고, 너와 함께면 더 좋다

불과 며칠전에 정전이 될 정도로 날이 덥더니만, 18일 주말을 지나고 나니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바람이 분다. 우리네 인생이 그렇듯 계절은 예고도 없이 성큼 다가온다.

차를 타도 좋지만, 기차를 타면 더 좋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수다스러움이 뒤엉켜 짜증이 날법도 싶지만, 혼자가 아닌 둘이라면
나 또한 그 수다스러움의 한 목소리를 내고파라

9월 17일 현재 코스모스는 완전히 다 핀 상태는 아니나,
여행이나 사진촬영을 하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되도록이면 9월 24일이후에 방문 하는것이 좋을듯 하다

예년에 비해 코스모스가 현저히 많고, 메밀의 규모는 아주 적은 편이다
대신에, 호박, 수세미 같은 덩쿨식물의 볼거리가 늘었다






북천역 내에 예년에는 기차길 한쪽에도 코스모스를 심어 기찻길 위를 걷을수 있었지만,
현재는 기차통행으로 인해 기찻길 위를 걷을수 없을수 없게 되었다

햇살 따갑던 어느해 북천역 기찻길을 따라
코스모스 들녘으로 향하며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던 북천역은,
코스모스를 뒤덮혀 정말 가을빛을 내며 반짝이던 그 때가 그리울거 같다



 


어느 여행지를 가면 함께 했던 이들이 떠오르고
맛있던 태양도, 흩날리던 바람도 기억나듯이
코스모스는 어렴풋이 무언가를 기억해내게 하곤 한다

순천방향으로는 코스모스가 많이 피지 않았지만,
마산방향으로는 코스모스가 꽤 많이 피었다
(9월 17일 현재)





작고 여리긴 하나, 약하지는 않다
끝없는 실바람에도 나부끼지만, 쉬이 부러지지 않는다
여름내내 얼마나 비를 맞았는지, 웬만한 것은 어른키만 하다
코스모스와 똑같이 생겼지만 주황색 황화보다는
엄마는 분홍색보다 더 짙은 붉은빛 코스모스를 아이처럼 좋아한다
때론 세상살이가 은은하다고만 될턱이 있을까....
짙을 빛을 내며 찐하게 살아도 아까운 세상이 아니더냐


북천역을 나가 왼쪽방향으로 가다가,
길을 건너 코스모스길을 따라 걸으면 가을여행은 시작된다



예년에 비해 메밀꽃단지는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다
메밀꽃은 채 피지 않은것과 활짝핀 것들이 뒤 섞여 또 하나의 가을빛을 만들어 낸다
메일꽃이 바람에 몸을 맡기면, 질세라 코스모스도 춤을 춘다
나도 신이나고, 서늘한 바람은 가을길을 채촉한다




여기서부터는 입장료 천원
꽃단지와 호박, 수세미 같은 넝쿨터널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입장권을 사야 한다
일부분만 보면 천원이 무지 아깝게 느껴지지만,
다리가 아프더라도 U 자형 터널을 다 보아야 본전을 뽑을수 있다
그만큼 수와 종류가 많고,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만질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만지지 말라고 글귀가 보이지만, 뱀오이 같은 신기한 것은 정말 만져보고 싶다
만져보기용으로 몇그루를 더 심는 그런 축제장을 기대해 본다





지금이야 누가 이 빨간꽃의 꿀을 먹겠냐마는
예전에는 참 맛이 있었다
그리 배가 고픈 세대도 아니었거늘
빨간꽃을 쪽 빨아 먹으면, 그 꿀이 얼마나 달고 맛있었던지
이제는 관상용이 되어 버린 '사루비아'는 벌과 나비들 차지가 되었다





북천역에서부터 주행사장까지 걸어오는 길목에 많은 코스모스가 있어
지천인 코스모스는 무료
주차장 건너편에 꽃단지를 보기 위해서는
입장료 천원이 필요하다






미니 뱀오이
먹을수는 없고, 관상용 이란다
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하는 것인지 아니면, 여러가지 색인지는 알수가 없지만,
정말 뱀을 닮아 뱀오이인가 보다





뱀오이
미니 뱀오이보다 길이가 엄청 길다
너무 길어서 한쪽으로 묶어 놓은것을 볼수 있다
흡사 '정글' 같은 느낌이 난다





관상용이라 먹을수 없는 미니 뱀오이와, 조롱박, 수세미, 덩쿨식물은 죄다 모아 둔것 같다
그 중에서도 뱀오이가 제일 인기이다
빨간 색깍도 그렇고, 금방이라도 머리 위에서 뱀이 뚝하고 떨어질것 같은 모양새다





오글오글 모여있는 조롱박은 누가 장난을 치듯 심어 놓은듯
과연 조롱박으로 박을 만들수 있을까 .. 싶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조롱박터널 아래서 크기에 야유를 보내며 한참 웃엇던 기억이 난다
조롱박을 잘라 말리고, 조롱박에 막걸리 한잔하면 캬 ~
생각만으로도 즐겁지만, 오늘은 막걸리 대신 메밀국수로 하동 코스모스 여행이 끝이 난다

차보다는 기차로
기차에 내려서는 셔틀버스 보다는 걸어서 코스모스를 맞으라

순천, 하동을 거쳐 북천역으로
부전, 마산, 진주를 거쳐 북천역으로 향하는 기차가 하루에 6회 정도 운행중이다
오전 8~9시에 출발해서 오후 3~5 돌아오는 주말기차는 매진이 되니
미리미리 예매하고 가는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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