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개 계단을 올라 무학산 정상을 만나다

2017. 1. 17. 15:13여 행

주말부터 엄청 추워진다고 했다.

주말에는 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게 되는지 알수가 없다.

 

느즈막히 아침을 먹곤 주섬주섬 챙겨보지만 보온병 하나와 바나나 두개가 전부이다.

두꺼운 패딩을 쳐다보다가 마산 무학산에서 설마... 하며 얇은 패딩을 입곤 집을 나선다.

 

나는 무학산 정상에서 엄청 후회했다.

 

소백산 칼바람같은 바람이 무학산에 불어댓기 때문이다.

나 많이 춥고 배고팠다.....

 

 

 

 

 

주기철목사 성지 순례길이라는 안내판이 있어 찍어 보았다.

예전에는 이런거 없었는데.....

 

오늘 무학산은 가장 빠른 코스인 가운데로 훅 치기 걱정바위코스.

 

 

 

 

 

아래쪽에 나무길 만든것은 보았어도 요기에도 나무계단을....

안그래도 계단이 많은 무학산인데..... 아직은 가볍게 시작

 

 

 

 

 

산 아래와 산 정상 중간쯤 있어서 중간약수터라고 부리는 중간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먹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무학산의 진짜 산행은 여기서부터이다.

가파른 오르막. 여러갈래이지만 결국에 올라보면 한길로 통하는 길.

옆사람과의 대화단절 시키는 구간이다.

 

 

 

 

사실 나는 버스에서 내려 산입구까지 20분 오르면서 땀을 다 흘렸다.

경량 패딩안에 등산티를 입었지만 옷을 벗을 기회를 놓쳤다.

덕분에 무학산 등산로 초입에 있는 화장실에 도착하니 땀을 비오듯 흘리고 있었다.

오늘 산행 쉽지 않을거 같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머리띠를 하고 패딩을 벗어 자켓을 입었다.

얼굴이 춥다. 얼굴이 시뻘겋게 익어가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정자를 만났다면 거의 ~~ 다 온거다. 정말이다.

단지 정상까지 730개의 계단이 남았을뿐 .....

 

여기서 쉬었다간 정상에 못갈거 같아서 계속 걷기로 한다.

 

 

 

 

 

심하지 않은 길을 걷다 보면 계단을 만난게 된다.

무학산 하이라이트 730개의 계단이 시작되었다.

 

여기서부터 서마지기까지 365개의 계단

그리고 서마지기에서 정상까지 365개의 계단

 

오래전 해돋이 보러 서마지기 올랐는데 무학산 처음온 어린 친구들이 욕을 욕을 하는것을 보았다.

친구가 계단이 365개라고 거짓말을 했나보다. 서마지기에 오르니 계단이 다시 나타나니 멱살 잡을만 하다.

계단은 영혼을 병들게 한다 ^^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서마지기 오르는 계단 중간에서 도시락을 먹는게 좋다.

햇볕도 따뜻하고 바람이 불지 않는다. 완전 명당.

 

 

 

 

 

 서마지기 도착해서 바라본 풍경

 

바람이 엄청 불어서인지 멀리 거가대교가 보였다. 정말이다.

앞에 보이는 다리는 마창대교

멀리 ~ 멀리 ~ 희미하게 보이는 다리가 거가대교

 

 

 

 

 

서마지기에서 다시 정상을 향해 365개의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멀 심어둔것인지 보호를 위해서인지 정해진 길로만 다니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마지기에서 정상으로 오를수록 바람이 많이 분다.

내 얼굴 떨어져 나간거 아니야....

얇은 겨울장갑을 가져와서 인지 새끼손가락이 시리다.

 

 

 

 

 

오 ~ 이거 머야

무학산에 너무 오랜만에 왔나

정상을 오르며 한사람도 못만났더니 산불초소 아저씨가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의자 설치후 어떤 산악회가 와서 이런 만행을 저지르고 갔단다.

의자 위의 발자욱 흙 ~ 어떻게 할꼬야 ~~~~

 

 

 

 

 

소백산 칼바람 같은 바람이 무학산 정상에 불어댄다.

배터리 70% 이상 남았지만 아이폰 방전 ~~~~

그럴줄 알고 보조배터리 챙겨왔지롱 ~

아이폰 방전은 서마지기에서 벌써 방전되었다. 정상 올라오면서 보조배터리에 꽂아뒀더니 금새 살아났다.

 

겨울에는 어쩔수 없이 보조배터리로 심폐소생술을 쓰는수 밖에 없다.

 

 

 

 

 

무학산 정상엔 아무도 없다.

 

거기 누구 없소 ~

 

빰을 때리는 소백산 칼바람 같은 무시무시함만 있을뿐.

 

 

 

 

 

덜덜 떨리는 손으로 무학산 파노라마 도전 !!!!!

 

 

 

 

 

하필이면 가져온 장갑이 스마트폰 장갑 가능이 다 되어서 장갑을 벗는 수고를 여러번했다.

덕분에 오른손은 .......... 많이 시려웠어......

 

 

 

 

모자위해 자켓모자까지 쓰고 바람 가르며 서마지기를 지나 빠르게 하산한다.

아까 아까 지나온 걱정바위 정자에서 보온병 물도 먹고 바나나도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바람이 쓩 ~ 불더니 안경을 떼구르르 ...

하마터면 무학산에 안경 묻힐뻔 했다는.

 

지난주말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바람이 너무 심했다.

일요일 학봉코스로 한번 더 오를려다가 집에서 푹 쉬었다 ^^

다음주에 학봉이든 겨울산이든 떠나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