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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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가다
비가 온다면, 눈이 온다면 짐을 꾸려야 한다, 그것이 겨울 지리산에 대한 예의이다. 때로는 갑작스럽게, 때로는 계획을 세워 설레임을 안고 우리는 지리산으로 향해야 한다, 봄이 더 오기전에, 4월에 눈이 내리는날 너와 지리산애 가고싶다, 법계사에서 지리산 천왕봉 가는길 500m, 300m, 200m 거리는 짧아올수록 다리는 더 묵직해져 온다. 금요일 아침까지 내린 눈 덕분인지 눈이 호강이다. 어디를 바도 온통 3월의 크리스마스다^^ 구상나무와 눈이 만나 멋드러진 봄날을 준비한다. 태백산에서 구상나무에 마음을 뺏겨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일출을 함께한 적이 있다. 물론, 태백산은 태백산대로, 지리산은 또 다른 커다람으로. 온 마음을 흔든다. 천왕봉 표지석을 두고 서로들 사진을 먼저 찍겠다며 목청을 높인다. 어른..
2014.03.22 -
지리산 피아골 단풍
누군가는 '지리산'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 설레여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설레여 하면서도 등산을 겁내 하기도 한다. 결국 같은 셀레임이고, 결국에는 새벽길을 달려 지리산을 오르겠지. 이렇게 갑작스레 지리산에 간적은 없는듯 하다. 말 안듣는 다리를 달래가며 한두달 산을 오르고, 짐을 꾸려 오르던 지리산을. 그대가 '지리산의 가을이 어떠하냐'라는 나의 물음애 당장 배낭을 꾸릴줄을 몰랐다. 그 설레임이 얼마나 큰것인지 조금이나마 짐작해본다. 나의 여행이 그렇듯, 그대에게는 지리산이 그렇구나. 라고 말이다. 새벽이었다. 파란 새벽이 되기전 까만 밤을 달려 구례로 향한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그 새벽녁이다. 지리산에서 잠을 청하지 않고 당일로 다녀온다는 것도 내게는 신기한 그야말로 '신기함'이다. 나의 여행에 누군..
2013.11.07 -
지리산에서 1박하기
오늘의 할일 : 집을 출발해서 중산리 도착 ~ 중산리에서 장터목대피소 오르기 토요일 오전 7시 출발 경남 마산 -> 진주에 도착 / 1시간 / 4,200원 경남 진주 09:05 출발 -> 중산리 도착 / 1시간 10분 소요 / 5,100원 중산리 버스 주차장 -> 중산리 매표소 / 걸어서 30분 중산리 매표소 오전 11:30 -> 장터목대피소 오후 4:00 한겨울이던 1~2월에 오르던 때와 달리, 눈이 없어 더 힘겨울 거라고 예상했던대로, 장터목대피소 아래 1키로 지점의 오르막 돌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차라리 눈이 쌓여 아이젠을 신고 오를수 있는 1월이나 2월이 더 좋아라 토요일 오전 8시가 넘은 시각. 진주성이 보이는 남강변 간혼 운동을 하는 시민들 외에 강변은 쐐 ~ 하니 춥다 월급날 사두..
2009.12.16 -
지리산 장터목대피소 -> 중산리
일요일 아침, 장터목대피소를 나왔을때 거짓말같은 풍경에 탄성을 질렀다 믿어지지 않는 풍경에 와 ~~ 하고는 짧은 외침만을 반복적으로 외쳤다 외투에 부딪혀 탁탁 소리를 내는 싸락눈이다 내가 잠든 사이에 지리산은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나 보다 일요일 비 소식이 있었지만, 전날밤 하늘은 별도 달도 포근하게 떠 있어 안심했지만 제석봉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일어났다가, 하얀 세상을 보고는 늦잠을 청했다 10월 설악산 이후에 첫산행이라 그런지 온몸이 뻐근하고 힘이 안든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새벽녘 반쯤은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해 떠나는듯 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천왕봉을 넘어 중산리로 행해서 갔다 일출을 못볼바에야 서두를 필요는 없다. 느즈막히 일어나 제석봉으로 향한다 해가 떴다면 무지개빛으로 변했을 제석봉은 여름날 ..
2009.12.16 -
눈오는 지리산
일요일날 비소식이 있었지만, 토요일 별도 뜨고 달도 떠서, 참으로 말짱했던 하늘 비가 온다는 장터목대피소, 제석봉, 천왕봉에는 눈이 왔고, 유암폭포 아래로는 비가 내렸다 설마 아이젠이 필요할까 ? 반문할 필요도 없이, 아이젠을 필요했다 얼음이 언 상태라면 겨울산에서 아이젠이 꼭 필요하다 좀더 과장해서 겨울산에서 아이젠은 생명줄이다 다행히 눈이 쌓이는 중이라 크게 아이젠은 필요치 않았지만, 눈과 비가 섞이는 구간은 돌과 나무뿌리 모두 스펀지 마냥 비를 흠뻑 머금어 미끄럼틀을 타듯 4번이나 나무줄기와 밧줄에 매달려 미끄러 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단지 미끄러지기만 하다면 다행히지만, 부상으로 이어지면 내려갈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내려가는 것에 신경쓰자니, 풍경이 너무 아깝고 해서 카메라를 목에 걸어 윗..
2009.12.09 -
지리산 제석봉
일요일 별이 빛나던 밤이 끝나고 온 세상은 하얗게 변하고 있다 앙상하던 나무에 눈이 내려 앉고 있다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1.7키로 아침도 먹지 않고 천왕봉을 지나 로타리대피소에서 아침을 먹을 요량이었지만, 눈 오는 아침을 장터목에서 한껏 누렸다 아이젠을 준비 하지 않아 우선, 제석봉까지라도 오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제석봉 석봉아 기다려라 ~ 내가 간다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구간은 돌계단 오르막길로 시작된다 20~30중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도, 있어도 자꾸만 뒤를 돌아 보며, 눈이 와도 눈을 크게 뜨고 풍경을 담아 두어야 한다 눈이 오는 지리산의 오늘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오전 8시 40분경 이 가족은 천왕봉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나무가 없어 돌뿐인 천왕봉엔 눈..
2009.12.05